[사설] 행정통합 주민 숙의 중요성 일깨운 통합 창원시 분리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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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간 불균형과 상대적 박탈감 부작용
공감대 형성 바탕 공동체 모두 보듬어야

지난 7일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가 창원특례시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지난 7일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가 창원특례시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 지역에서 창원특례시를 마창진(마산·창원·진해)으로 분리하는 방안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와 강기윤 창원시장 후보가 지난 7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당선될 경우) 창원특례시를 마창진 3개 시로 해체하는 방안에 대해 시민들의 의사를 묻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측도 “졸속으로 추진한 마창진 통합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들과 충분히 숙의하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야 경남지사 후보들이 공통된 입장을 보이면서 향후 시민 여론 향배에 따라 창원시가 급속도로 해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창원특례시는 2010년 마산·창원·진해를 하나로 묶어 출범했다. 이 통합으로 창원시는 인구 108만 명, 예산 규모 2조 2000억 원의 거대 도시가 됐다. 그러나 당시 통합은 주민투표 없이 각 지방의회 의결로 추진됐다. 시민단체들이 “주민을 철저히 배제한 통합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통합은 그대로 강행됐다. 이로 인해 출범 16년이 지난 지금도 창원시는 통합 후유증을 겪고 있다. 정치권 주도로 이뤄진 하향식 통합은 지역 간 갈등을 남겼고, 창원 중심의 자원 배분과 행정 운영으로 지역 간 불균형은 심화했다. 창원시 산하 구에 편입된 마산과 진해 시민들은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창원특례시가 대표적인 행정통합의 실패 사례로 거론되는 것은 부울경 지역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실제로 창원특례시는 통합 당시 기대했던 행정 효율성이나 규모의 경제가 기대만큼 실현되지 못했다. 2010년 통합 때 108만 명에 달했던 인구는 올해 3월 말 기준 98만 명대로 떨어졌다. 인구가 대폭 감소한 마산 지역은 행정구에 속한다는 이유로 정부의 인구감소지역 지정 대상에서 제외되는 불이익까지 받고 있다. 통합에 필요한 행정비용은 5763억 원에 달했지만,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받은 자율통합 인센티브는 1906억 원에 불과하다. 통합의 효과보다 오히려 특정 지역이 쇠퇴하고 정체성까지 소멸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여권이 주도하는 행정통합이 6·3 지방선거에서 주요 이슈가 됐지만, 창원특례시를 행정통합 시 주민 숙의의 중요성을 일깨운 사례로 삼아야 한다.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을 넘어 주민 삶은 물론 지역의 미래와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정부와 중앙 정치권이 속도만 내세워 ‘위로부터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진행한다면 문제점과 부작용만 양산할 우려가 크다. 행정통합으로 지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통합 과정에 대한 충분한 숙의와 주민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민 동의 없는 행정통합은 ‘모래 위의 성’과 같다. 지역 공동체 모두를 보듬는 정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상생의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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