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한국 국가신용등급 'AA' 유지…"3∼4년간 높은 성장률 유지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발언에 웃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등급인 'AA'로 유지했다. 또 단기 국가신용등급도 기존의 'A-1+'를 유지했다. 등급 전망 역시 기존과 같은 '안정적'(Stable)을 부여했다.
S&P는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한국이 1.9%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동 사태 장기화 시 주요 에너지 공기업의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2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S&P는 이날 이런 내용의 한국 국가신용 등급을 발표했다. S&P는 2016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 이후 이를 변동 없이 유지 중이다. S&P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2026년 한국 경제에 위험 요소이다. 하지만 이 나라 전자 부문의 높은 경쟁력과 부양하는 재정 정책이 역풍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S&P는 한국이 앞으로 3∼4년 동안 대부분의 고소득 국가보다는 높은 평균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봤다.
S&P는 지난달 발표한 'S&P 아태지역 성장 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하며 전년(1.0%)에 비해 성장을 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와 조선업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언급하며 2029년까지 매년 약 2.1% 수준으로 성장해 2029년에는 1인당 GDP가 4만4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S&P는 "한국의 제도·정책적 환경이 국가신용을 뒷받침하는 중요 요소"라는 평가도 했다. 이 기관은 "2024년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다소 손상됐지만, 신속한 계엄령 철회와 대응, 선거를 통한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 악영향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의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원유 및 천연가스 제품의 주요 수입국이나, 공급원의 다각화와 안정적인 석유 비축분 보유를 통해 에너지 공급 충격의 완충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GDP 대비 일반정부 재정수지 적자는 -1.4% 수준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1.1%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부채 부담도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 일반정부 순부채가 GDP의 약 9%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해서는 "제한적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비금융공기업 채무를 GDP의 약 20%로 추정하며 "중동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주요 에너지 공기업이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신용등급에 가장 큰 취약 요인으로는 북한 정권 붕괴 시 발생할 통일 비용을 꼽았다. '불확실하고 매우 부담이 큰 우발채무'라는 이유에서다. S&P는 한국의 양호한 순대외자산과 경상수지 흑자 지속 등 견조한 대외 건전성이 신용등급의 확고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향후 3∼4년 동안 GDP의 6%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몇 년간 원화의 점진적인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의 외환시장이 '한국 경제의 튼튼한 외부 완충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S&P의 등급 평가와 관련해 "중동 상황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외로부터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견고하게 지속되고 있다"며 "한국 경제의 국가신인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