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이 ‘강의실’로, 강의실이 다시 ‘직장’으로 [인제대 ‘현장캠퍼스’ 큰 인기]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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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대학사업 일환… 성과 눈길
지역 기업 75곳서 학생 현장 경험
학생들이 기업 난제 해결 사례도
이후 채용과 청년 정주로 이어져

인제대학교 글로컬대학사업인 현장캠퍼스가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취업 연계도 지원해 일석이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해당 사업을 통해 산업용 피팅 밸브 글로벌 기업 디케이락에 취업한 윤치영 씨. 인제대 제공 인제대학교 글로컬대학사업인 현장캠퍼스가 학생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취업 연계도 지원해 일석이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해당 사업을 통해 산업용 피팅 밸브 글로벌 기업 디케이락에 취업한 윤치영 씨. 인제대 제공

인제대학교 글로컬대학사업인 현장캠퍼스가 학생들에게 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 기회를 확대하고 실제 취업으로도 연결해 지산학 협력의 우수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현장캠퍼스 참여 학생들은 전공지식을 바탕으로 지역 업체들이 겪는 기술적 어려움을 수십 여건 해결해 대학과 지역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나온다.

인제대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김해지역 전략산업 기업 75곳에 현장캠퍼스를 구축하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결과 현재까지 30여 개 학과 학생 1292명(인턴십 50명 포함)이 현장 실무 경험을 쌓는 소중한 성과를 거뒀다고 29일 밝혔다. 현장 실무를 경험한 학생 수는 현장캠퍼스 사업 시행하기 전과 비교해 2배나 증가했다.

인턴십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인턴 참여 학생 80%가 교육성과에 대해 만족했고 82%는 다른 학생들에게 인턴 참여를 추천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처럼 만족도가 높은 것은 인제대 현장캠퍼스 운영방식이 단순 현장 체험과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강의실 벽을 허물고 산업단지와 연구소, 병원과 공공기관을 수업 현장으로 전환했고, 기업의 어려움을 교과 프로젝트로 정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정규 교과 연계형 교육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현장캠퍼스의 가장 큰 성과는 현장 실무 경험을 통한 취업 연계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김해지역 산업용 피팅 밸브 글로벌 기업인 디케이락에 인턴으로 참여한 전자IT기계자동차공학부 4학년 3명은 올해 초 해당 업체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이들은 인턴 당시 2D 도면을 3D로 데이터 베이스화하고 항공기 유압시스템용 피팅 개발에도 참여해 실무 역량을 높였다. 수입에만 의존해오던 우주선 밸브 부품의 국산화 과정에 참여하는 귀중한 경험도 했다.

현장캠퍼스를 통해 디케이락에 취업한 윤치영 씨는 “학교에는 없는 3차원 측정 장비 사용법을 실제로 배우고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취업을 준비하던 장성민 씨는 현장캠퍼스에 참여하면서 디케이락이라는 알짜 기업을 알게 돼 해당 업체에 취업하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로 떠나려던 청년이 김해에 남는 선택을 한 것이다.

식품 기업인 하늘바이오도 현장캠퍼스에 참여한 인제대 식품영양·식품공학부 학생 2명을 채용했고, 콘텐츠 제작기업인 공감오래콘텐츠도 AI소프트웨어공학과 1명을 채용했다. 이밖에도 현장캠퍼스를 통한 채용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인제대 현장캠퍼스지원단 장진욱 교수는 “현장캠퍼스 참여 학생들이 해당 업체에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유사한 업체에 취업하는 사례도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인제대 현장캠퍼스가 지향하는 정규 교과 연계형 교육 플랫폼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기업의 어려움을 교과 과목처럼 프로젝트로 구성하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인데, 지난해만 총 24건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완결했다.

특히 선박 밸브 원격제어 시스템 전문기업 스칸텍이 해외 애프터서비스(AS)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도움이 됐다. 지역 중소기업이다 보니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장치가 고장이 나도 직원을 파견할 수 없었다. 이를 현장캠퍼스 참여 학생들이 해결했다. 지난 학기 13주 동안 스칸텍 실무 현장을 직접 경험한 학생 3명이 직원들의 정비 노하우를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표준 작업 절차서 영상 콘텐츠로 제작했다.

현장캠퍼스에 참여한 식품공학과 학생들은 밀가루 농도를 맞추지 못해 반죽을 제대로 못하는 지역 업체 로봇의 문제점을 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장캠퍼스의 다양한 사업 성과가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인제대는 2026학년도 신입생 충원율 100%를 기록했다. 지방대학 상당수가 정원 미달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현장 맞춤형 교육과 취업 연계 방안이 학생들의 인제대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제대 RISE글로컬사업을 총괄하는 손은일 부총장은 “인제대는 대학의 교육 연구 기능을 도시 전반과 연계하는 ‘올시티 캠퍼스’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그 사업의 일환인 현장캠퍼스를 통해 김해 지역을 교육-산업-취업-정주라는 흐름으로 연결하는 통합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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