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PK에서도 독자 선대위 움직임, 결단 요구받는 장동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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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절연에 가까운 패싱 잇따라
외연 확장 위한 결정 있을지 초미관심

22일 강원 양양군 손양면 수산리어촌마을회관을 찾은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강원 양양군 손양면 수산리어촌마을회관을 찾은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정당의 대표는 정당의 방향을 정하고 당을 대표해 대외적인 책임을 지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선거 전략 수립과 당내 갈등 조정, 주요 정책 결정 등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당 대표의 역할 중에서도 일반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선거를 앞둔 정당의 선거 전략 총괄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방선거를 바로 눈앞에 둔 시점에 당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행태는 아주 이례적이다. 당 대표가 주도하는 중앙 선대위와 별도의 독자 선대위를 구성하겠다는 움직임이 줄을 이을 정도이니 당 대표의 리더십 자체가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재도전하게 된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지역 선대위의 역할과 기능을 훨씬 높이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중앙 선대위와 별도로 독자 선대위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앞서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예 장동혁 당 대표를 겨냥해 “후보들에게 짐이 되고 있다”고 직격하며 독자 선대위 구상을 내비쳤다. 강원도지사 후보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22일 강원도 현지에서 진행된 장 대표의 현장 공약 발표 일정에 참석해 면전에서 “결자해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힘 지방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와 절연에 가까운 움직임까지 보이고 나선 것은 장 대표의 갑작스런 방미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빈손 방미’ 자체도 비판의 대상이 됐지만 국힘 내부적으로는 “각종 공천 파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논란만 키우던 당 대표가 미국에 가 있으니 오히려 당이 더 평온한 느낌”이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였다. 외부적으로는 장 대표의 방미 기간과 탈출 기간이 겹친 동물원 늑대 ‘늑구’와 비교하는 평행이론이 눈길을 끌며 희화화했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홍준표 전 당 대표가 지원에 나섰다가 인기가 없어 패싱당하고 당이 대패한 2018년 지방선거의 악몽을 떠올리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비판과 외면에 이어 결단을 요구받고 있음에도 국힘 장 대표는 태연한 모습이다. 그의 이 같은 행보 뒤에는 ‘빈손 방미’까지 추켜세우는 강성 지지층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당 지지율 급락세에도 그가 합리적인 보수층이나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던 이유라는 얘기도 나돈다. 하지만 선거일은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고 외연 확장 없이 승리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건 자명하다. 정치권을 대표하는 제1야당의 궤멸적 붕괴는 권력의 견제와 균형 측면에선 비극이다. 결단을 요구받은 이상 공당의 대표로서 장 대표는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 결정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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