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른자 땅’에 4억 원대 청년주택··· 김해시 ‘입지’ vs 의회 ‘가성비’ 충돌
데이터센터 무산된 부원동 부지
공동주택 ‘공공기여’ 방식 도마
임대주택 60세대 220억 원 규모
“빌라로 더 많이” 시의회 지적에
시 “역세권 수요 반영해야” 반박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된 경남 김해시청 인근 터에 부원 스마트 도시개발사업이 착공해 향후 700여 세대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전망이다. 이경민 기자
대기업 유치 무산으로 한때 특혜 논란 중심에 섰던 경남 김해시 부원동 스마트 도시개발사업(부산일보 3월 26일 자 12면 보도)이 이번엔 공공기여 적정성을 놓고 또다시 공방에 휩싸였다. 20평대 임대주택 산정가가 4억 원대로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시의회 지적에 김해시는 주거 만족도를 높인 정책이라고 맞선다.
15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원동 스마트 도시개발사업 공공기여 실익 논란은 지난 7일 열린 김해시의회 임시회에서 처음 불거졌다.
당시 주정영(더불어민주당·장유1·칠산서부·회현) 시의원은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분양가 기준 25평형 신혼부부 주택이 4억 3000만 원, 11평형 청년주택이 1억 9000만 원으로 책정됐다”며 “220억 원이라는 막대한 공공자산으로 단 60세대만 공급하는 것은 생색내기”라고 주장했다.
공공기여는 도시계획 변경으로 토지 가치가 상승할 때 사업자가 공익을 위해 내놓는 대가다. 시행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데이터센터가 취소된 후 기여액을 70억 원에서 220억 원으로 늘렸다. 이 중 187억 원은 임대주택 60세대 제공, 나머지 33억 원은 차후 시설 확충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주 의원은 해당 임대주택을 일반 분양하는 대신 그 수익으로 원도심 빌라나 중소형 주택을 매입해 훨씬 더 많은 세대에 주거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자고 대안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무산으로 아파트 단지로 전락한 사업이 특정 기업의 분양률만 돕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해시는 1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주 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단순히 공급 가구 수를 늘리는 양적 접근보다 청년층이 실제 선호하는 질적 공급이 우선이라는 논리다.
김해시 김정호 도시개발과장은 “부원지구는 경전철 김해시청역 역세권에 있어 교통환경이 편리하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만큼 구도심 분산 공급보다 역세권 새 단지 입주로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게 청년 정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산정 기준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의 공공기여 지침에 따라 용지비와 공사비 등이 포함된 가액으로 산정한 것”이라며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도 전했다.
경남 김해시 부원지구 조감도. 김해시 제공
일각에서는 임대주택 공급 수를 늘리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과장은 “이미 해당 부지에는 최대 40층 높이 아파트 5개 동이 건립이 계획돼 있다”며 “주변에 먼저 들어선 아파트들의 여건과 준주거지역이라는 용도 특성상 용적률을 더 높여 추가 세대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부원 스마트 도시개발사업은 2020년 NHN 데이터센터 유치를 전제로 자연녹지를 상업지로 바꿔주며 시작됐다. 하지만 대기업이 사업성 부족으로 철수한 뒤 705세대의 아파트 건립으로 방향을 틀었고 이 과정에서 시가 일반상업지역이었던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대신 용적률은 기존 700%에서 400%로 대폭 낮춰 밀도를 조절했지만, 결국 주거시설을 100% 건립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모양새가 돼 ‘알맹이 빠진 특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현재 계획대로 진행되면 공동주택은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되는 올 연말 분양, 착공하고 오는 2029년 준공될 전망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