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 말고 생화” 김해서 일상 속 꽃 소비 문화 확산
화훼 규모 전국 2위 위상 ‘흔들’
10년 새 농가·면적 반토막 수준
수입산 공세에 에너지난 이중고
시, 캠페인 등 시장 정상화 촉진
2024년 경남 김해시 대동면에서 열린 꽃 축제에 참여해 꽃꽂이 체험을 즐기는 시민들. 김해시 제공
과거 전국 화훼 주산지로 이름을 떨쳤던 경남 김해시가 긴 시간 침체된 지역 생화 시장 회복을 위해 소비 촉진에 나선다. 공공기관이 앞장서 화훼 농가가 직면한 수입산 조화 공세와 에너지 비용상승 이중고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김해시는 위축된 화훼 농가를 살리고 생활 속 꽃 소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사무실 꽃 생활화(1테이블 1플라워)’와 ‘NH생생화환’ 소비 촉진 캠페인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김해시는 경기 고양시에 이어 전국 2위 규모의 화훼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현재 농가 283곳이 116ha에서 연간 4491만 7000본의 꽃을 생산하고 있다. 대표 작물은 카네이션과 국화, 장미로 이들 생산량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그러나 지난 10년 사이 김해 화훼 산업은 반토막 수준으로 크게 위축됐다. 2011년 526곳에 달했던 농가는 2022년 325곳으로 38% 줄었고, 같은 기간 재배면적도 242ha에서 118ha로 51%나 급감했다.
수입산 공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베트남·중국에서 들어오는 국화가 315억 원, 콜롬비아산 카네이션이 260억 원 규모로 저가 수입 꽃이 시장을 잠식했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건축물 인테리어 등에서 사용되는 조화(종이, 천, 비닐 따위를 재료로 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꽃) 비중도 전체 꽃 수요량의 35%를 차지해 지역 농가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여기에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비용상승과 엔저 현상에 따른 일본 수출길 위축까지 겹쳐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시는 당장 경영난을 겪는 농가를 위해 4억 원의 예산을 긴급 추가 투입한다. 전기난방기와 수막시스템, 배기열 회수장치 등 에너지 절감 시설을 보급해 고정비 부담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시청과 시의회,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이 다음 달부터 ‘1테이블 1플라워’ 운동을 전개한다. 꽃 소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여름 비수기를 앞두고 공공부문이 먼저 소비 촉진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NH생생화환’ 보급에 주력한다. 100% 국산 생화로 제작된 이 화환은 전국 315개 화원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하게 배송된다. 다만 5만~8만 원대 저가 조화 화환에 익숙해진 민간 시장을 10만 원대 생화 화환으로 대체하기 위해선 소비자들 인식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가야문화축제 기간에는 ‘플라워 교실’이 운영돼 일상 속 접점을 넓힌다. 시민들은 4000~5000원 상당의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꽃꽂이를 체험하며 생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어 오는 10월에는 김해 꽃축제를 확대해 열고 화훼 소비를 촉진한다.
김해시 동승욱 농식품유통과장은 “전국 2위의 산지라는 자부심이 무색할 만큼 농가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캠페인이 일시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시민들의 일상에 꽃향기가 스며드는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