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교량 건설, 자연유산 철새 도래지 파편화” 환경단체 반발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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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착공한 대저·엄궁·장낙대교 중단 촉구
“교량 간격 좁아지면 큰고니 서식 못해” 우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이 9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낙동강 하구 교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이 9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낙동강 하구 교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최환석 기자

부산시가 착공한 낙동강 교량이 자연유산 보호구역인 철새 도래지를 파편화한다는 주장이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경남환경운동연합·낙동강하구지키기전국시민행동·창원기후위기비상행동·환경영향평가제도개선전국연대는 9일 경남 창원시 낙동강유역환경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하구 교량 공사 중단과 재평가를 촉구했다.

현재 낙동강 하구 일원 교량은 27개다. 부산시는 서부산 개발을 이유로 16개 교량을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낙대교는 이미 착공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박중록 운영위원장은 “큰고니가 서식하려면 교량 간격이 최소 4km여야 하는데, 지금 계획대로라면 간격이 좁아진다”라며 “교량 건설로 큰고니가 서식하지 않으면 국가 자연유산 환경 자체가 변경돼 가치를 잃는다”라고 우려했다.

부산 강서구·사상구·사하구 일원인 낙동강 하류는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 중 하나이다. 삼각주와 모래언덕이 다수 형성돼 11월부터 3월까지 겨울 철새들이 즐겨 찾는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큰고니 서식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큰고니는 몸길이가 152cm 정도라 넓고 안정적인 서식지가 필요하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정부는 2021년 교량 건설 계획으로 낙동강 하구 국가 자연유산 기능 상실을 우려해 공동 조사를 진행했다. 이때 큰고니 서식지 파편화와 훼손이 예상돼 4개 대안 노선을 제시했다. 그러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특정 논문을 근거로 부산시 계획 노선 교량 건설을 허용했다. 낙동강 하구 습지 복원 사업과 먹이 주기로 고니류 개체수가 증가했다는 취지의 논문이다.

박 운영위원장은 “다리를 건설해도 식량만 잘 공급하면 서식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 논문이었는데, 연구 부적절 행위 판정을 받아 지난해 한국조류학회에서 게재를 취소했다”라고 설명했다. “환경영향평가 통과 근거가 된 논문에 문제가 있으니 재평가해야 한다”라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15일째 환경청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박 운영위원장은 “대저대교, 엄궁대교, 장낙대교만이라도 계획을 재고해달라”라고 강조했다. 환경단체 요구에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따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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