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더 세게 때린 이스라엘…네타냐후 "목표 남았다, 반드시 달성"
"헤즈볼라 계속 때릴 것" 레바논 공격 확대
이란 "합의 위반" VS 미국 "합의 대상 아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군사적 목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언제든 다시 전투로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8일(현지 시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스라엘에는 완수해야 할 목표가 더 많이 남아 있다"며 "합의를 통해서든, 혹은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우리는 반드시 그 목표들을 달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언제든지 다시 전투에 복귀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우리의 방아쇠에도 손가락이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년간 이란을 상대로 두 차례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면 이란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했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란 내 모든 농축 우라늄을 국외로 반출해야 한다. 합의를 통해서든, 아니면 다시 시작될 전투를 통해서든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에 대해 "이스라엘과 사전에 완벽하게 조율된 결과다. 미국은 마지막 순간에 우리를 놀라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매일 통화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나의 친구 도널드"라고 불렀고 "우리의 긴밀한 우정이 중동의 얼굴을 바꾸고 있다"고 감사를 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레바논 군사작전에 이란이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선 "휴전 합의에 헤즈볼라는 포함되지 않는다. 계속 그들을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헤즈볼라가 절대 안전하다고 믿었던 장소를 포함해 100개의 목표물을 단 10분 만에 초토화했다"며 "이번 공격이 2024년 '무선호출기(삐삐) 폭발 작전' 이후 헤즈볼라가 입은 가장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했다.
실제로 AFP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레바논 전역에 광범위한 공습을 가해 10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890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수도 베이루트 등지의 인구가 밀집된 주택가에 효과적 대피 경고도 없이 폭탄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8일(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에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모여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휴전안 위반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위반이 아니라고 맞서는 양상이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휴전 합의를 중재한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최고사령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정부와 혁명수비대의 입장을 대변해온 이란 타스님 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때문에 이란이 휴전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휴전 합의 몇 시간 만에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을 살해하는 것을 본성으로 하는 시온주의자 늑대 정권이 베이루트에서 다시 잔혹한 학살을 시작했다"면서 "배신적인 미국과 그들의 파트너인 시온주의자 정권에 강력히 경고한다. 레바논에 대한 침략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침략자들에게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공영방송 PBS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는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측과 협상에 나설 미국 대표단을 이끌 JD 밴스 부통령도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헝가리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기 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이란은 휴전이 레바논을 포함한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우리도 이스라엘도 그것(레바논)이 휴전 협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 측 협상단을 이끌 것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이란 일부 영공 드론 침입,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 부인 등 3가지를 미국이 휴전 합의를 위반한 사례로 언급하며 "휴전 및 협상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두고 밴스 부통령은 "말이 안 돼서 그가 영어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취재진과 대화하는 JD 밴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란을 향해 "솔직히 말해 그들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consequences)을 보게 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이란은 다음 단계를 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은 전쟁으로 돌아갈 많은 선택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밴스 부통령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자제할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은 우리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레바논에서 (공격을) 좀 자제하겠다고 제안해왔다"며 "이는 휴전 합의의 일부이기 때문은 아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우리의 성공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며, 물론 앞으로 며칠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란 국영 프레스 TV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돌아가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고, 백악관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선박 통행량 증가가 확인됐다며 반박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