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운항 ‘선방’한 항공사들, 4월엔 어쩌나
3월 국적사 여객 11.9%, 탑승률 3.5%P 상승
유류할증료 급등한 4월엔 실적 악화 우려 높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계류장 모습. 연합뉴스
이란전쟁 발발 이후인 지난 3월 국내 항공사의 승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항공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확인돼 항공사들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4월부터는 유류할증료 급등 등의 영향으로 항공 수요 감소 우려가 높다. 항공업계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반기며 항공유 가격과 수급 정상화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2개 국적 항공사 승객은 1080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9% 늘었다. 외항사를 포함한 전체 항공사 승객은 1348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8% 늘었다. 지난달 국적사의 탑승률(승객/공급석)도 86.9%로 전년 동월 대비 3.5%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발발로 중동 노선이 사실상 멈춰서는 등 혼란이 있었지만 항공 수요는 상승세를 이어간 셈이다.
항공사별로 승객 증가율을 살펴보면 에어로케이가 지난해 3월 9만 명에서 올해 3월 19만 명으로 112.5%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3월에 비해 운항이 104.1% 늘어나면서 승객도 급증했다. 승객 증가율 2위는 에어프레미아(72.2%), 3위는 이스타항공(34.2%)이었다.
지난달 항공사별 탑승률은 이스타항공이 93.5%로 1위를 기록했고 에어서울(92.7%), 제주항공(91.0%)이 뒤를 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탑승률 증가폭은 제주항공이 8.3%P로 가장 높았고 이스타항공이 6.9%P로 2위였다.
탑승률 증가에서는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출범을 앞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이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진에어는 3월 탑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4%P 증가에 그쳐 국적사 가운데 가장 낮았고 에어서울(0.5%P), 에어부산(0.9%P)이 각각 꼴찌에서 2, 3위를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지난달 탑승률도 84.4%로 에어로케이(77.2%), 에어프레미아(83.4%), 아시아나항공(83.6%)에 이어 네 번째로 낮았다. 전반적으로 대한항공 계열로 인수되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등의 수익성 지표가 낮게 나타나 ‘기업가치 축소’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국내 공항별 실적을 보면 김해공항이 승객 증가율에서 돋보였다. 김해공항은 3월 전체 승객(국제선+국내선)이 전년 동월 대비 20.8% 늘었다. 월간 이용객 100만 명 이상인 국내 4대 공항(인천, 김포, 김해, 제주) 가운데 1위로 인천공항 증가율(9.3%)의 두 배가 넘는다.
지난달 국제선 노선의 국가별 승객에서는 동남아 노선의 부진이 이어졌다. 라오스(-25.6%), 방글라데시(-75.7%), 캄보디아(-26.4%), 필리핀(-2.1%) 등 노선 승객이 줄었다. 이란전쟁 여파로 UEA 노선 역시 운항(-73.8%)과 승객(-76.4%)이 크게 감소했다.
이란전쟁에도 불구하고 3월에 ‘선방’한 항공사들은 4월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3배 안팎으로 급등하면서 ‘관광’을 떠나는 승객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항공유 수급 불안으로 인한 운항 축소도 세계 각국에서 이어지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지난 7일 추가 운항 감축 방침을 밝혔다. 이미 1000편 이상의 운항을 줄인 에어뉴질랜드는 추가 감편을 예고하면서 전체 운항의 약 4%가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틱에어 말레이시아는 4월 1, 2주 기간에 전체 운항의 35%를 감편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항공사들의 운항 감축은 항공유 수요 감소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로이터는 최근 보도를 통해 “하루 약 40만 배럴의 항공유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생산된다”면서 “운항 감축으로 아시아 지역 항공유 수요가 하루 5만~10만 배럴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가 폭등에 운항 감축과 요금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는 항공업계는 이란전쟁 종식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이어 전쟁 종식에 합의할 경우 원유 수급이 정상화되고 항공유 가격 역시 시차를 두고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