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아르테미스의 미래
1957년 옛 소련이 첫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이른바 ‘스푸트니크 쇼크’는 냉전 시절 우주 경쟁을 촉발했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 조종사들을 지구의 유일한 자연 위성에 발을 내딛게 하고야 만다. 달 탐사에 그리스 신화 ‘태양의 신’ 이름을 붙인 것은 의도적이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체제 대결, 즉 어둠을 압도하는 빛의 승리를 서사화한 것이다.
2007년 중국의 위성 요격 성공은 미국에 두 번째 쇼크를 안겼다. 지상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대기권 밖 기상위성을 격추한 것이다. 총알로 총알을 맞히는 수준의 정밀도에 미국은 긴장했다. 이 사건은 군사 작전 영역을 우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된다. 2015년 중국은 우주전 전담 부대를 창설하고 ‘우주몽’을 선언했다. 미국도 2019년 우주군(USSF)을 출범하고, 중국을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서 배제하는 등 견제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은 인류 최초로 우주선 ‘창어’를 달 뒷면에 착륙시켰고, 자체 우주정거장 구축에 힘입어 러시아와 함께 2030년대 달 남극 기지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1일 유인 우주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를 쏘아 올린 것도 달 남극 선점 경쟁의 일환이다. 주목할 점은 쌍둥이 남매인 아폴로와 ‘달의 여신’아르테미스 두 프로젝트의 구조 차이다. 미국 홀로 ‘자체 발광’하던 아폴로에 비해 아르테미스는 ‘반사광 공유’ 방식이다. 한국과 일본, 인도를 비롯해 유럽연합과 중동 등 전 세계 61개국이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하고 재정과 기술로 참여했다. 함께 발사된 한국 큐브위성 ‘K-라드큐브’에 탑재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칩은 우주 방사선에 대한 반도체 소자의 내성을 검증한다. 국산 반도체 성능에 인류의 숙원 해결이 걸려 있다.
아르테미스는 천체 영유권을 금지한 1967년 우주조약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접근 원칙’을 준수한다. 중국과 러시아가 아르테미스에 대항의 축을 형성했지만, 대세는 국제 규범화된 다자 질서로 기울었다. 하지만 2020년 8개국 서명(한국은 10번째)으로 출범한 ‘아르테미스 협정’ 당시 미국과 지금의 미국은 국제 관계에 대해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게 문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에 협조하지 않은 한국과 일본, 나토에 괘씸죄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방통행식·즉흥적 외교로 미국의 미래는 갈림길에 서 있다. 정답은 아르테미스 협력 모델에 있다.
김승일 수석논설위원 dojun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