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의 너튜브B컷]부산엔 충주맨이 필요해
TV방송국 기자
10여 년이란 시간 동안 익숙해졌던 활자를 떠나 방송(?)으로 업을 바꾼 지 한 달. 짧은 기간이지만 회사 안팎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공통된 이야기가 있다. 바로 충주맨이다. 그와 닮은 외모 탓도 있겠지만 주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유튜브 업계를 발칵 뒤집은 인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무원이자 유튜버인 충주맨 김선태의 성공 비결은 간단해 보인다. 기존 지방자치단체 홍보 영상에서 볼 수 없던 파격과 혁신이다. 책상에 발을 올리고 앉아 낮은 자세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나 실패한 시정 정책을 거리낌없이 ‘디스’하는 방식 말이다.
문제는 ‘쉽고 재미있게’ 국민과 소통한다는 이 쉬운 방정식을 실제로 실현해내는 게 그리 간단치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튜버 김선태가 전국 지자체에 불려 다니며 노하우를 전수했지만 제2·제3의 충주맨이 나오지 않는다.
충주맨이라는 스타 출현의 배경을 좀 더 들여다 보면 파격과 혁신의 ‘리더십’ 덕분이다. 7급 주무관이던 그에게 전권을 일임하고 판을 깔아준 조길형 충주시장의 이야기는 익히 알려져 있다. 눈부신 성공을 거둔 당사자 역시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무결재로 영상을 제작하게끔 해준 충주시장이 없었다면 지금의 충TV도 없었다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부산에도 충주맨의 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있다. 세계 2위 환적항과 세계 7위 컨테이너항, 400만에 육박하는 외국인 관광객, 해사기술 경쟁력 세계 1위, 글로벌 해양도시 순위 10위 수준의 기반을 갖춘 도시 등 각종 미사여구가 붙은 부산인데 충주맨이 왜 필요할까. 앞서 나열한 각종 지표들은 부산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 시민들의 체감도는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인 까닭이다. 부산의 미래를 위해서는 지역 생태계를 교란해서라도 변화의 바람이 필요하다는 게 시민들의 요구인 것이다.
공직 사회를 휘저은 공무원 김선태는 다른 길을 찾아 떠났다. 그가 새로운 도전을 펼치듯,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롭게 공직 입문을 노리는 많은 이들이 있다. 부산만 해도 시청은 물론 16개 구군청과 지방의회 입성을 위해 뛰는 후보들 수가 어림잡아 수백 명이다. 지역소멸, 청년유출, 일자리 부족 등 부산이 직면한 수많은 문제들이 부산 앞에 놓여있다. 혁신, 창의적 아이디어 등이 실패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다만 기존 사고에서 벗어나 충주맨 못지않은 시각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지 않고서는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하기 쉽지 않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도전을 통해 부산을 발전시킬 ‘부산맨’의 등장을 기다린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