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필연 기술로 부산 ‘고용의 봄’ 꿈꾸다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 원장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장. 부산일보DB
벚꽃이 만개하는 요즈음, 부산 경제에도 반가운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자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부산의 고용 지표는 그간의 침체를 벗어나 잠재력이 결실을 보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부산의 30대 고용률이 최근 5년 사이 무려 10%P나 상승하며 전국 최고의 증가 폭을 기록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실업률 또한 7대 특·광역시 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단순히 수치상의 개선을 넘어 구인·구직 간의 고질적인 ‘미스매치’가 해소되면서 혼인율과 출생아 수 또한 전국 평균을 상회하며 반등하고 있다.
이는 부산이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서 ‘사람이 머물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성공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희망의 증거다.
이러한 소중한 성과는 그간 지역 사회가 합심하여 구축해 온 지·산·학 협력 체계와 산업 혁신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다. 대규모 투자 유치와 청년 맞춤형 고용 정책이 실질적인 지표의 변화를 끌어낸 것이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 기분 좋은 반등의 기세를 몰아, 부산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로 안착시키는 일이다. 청년의 지역 유출 속도는 완화되고 있지만, 인재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딥테크 기업’ 육성과 이를 통한 역외 인재의 유입 가속화는 여전히 시급한 과제다.
현재 글로벌 혁신 클러스터 95위권에 머물고 있는 부산의 순위를 국가 혁신 위상에 걸맞게 끌어올려야 한다. 훌륭하게 갖춰진 도시 인프라가 단순한 거주 기능을 넘어 양질의 일자리와 혁신 창업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더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그 도약의 핵심 열쇠는 부산이 가장 잘할 수 있고,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필연 기술(Inevitable Tech)’에 있다. 필연 기술이란 단순히 유행을 좇는 기술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도시의 산업과 일자리가 유지될 수 없는, 부산의 미래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주도권을 쥐어야 할 핵심 기술 영역을 의미한다.
첫째, 부산의 뿌리인 제조업에 ‘AI 전환(AX, AI Transformation)’의 새 옷을 입혀야 한다. 산업 맞춤형 AI와 로봇이 결합한 첨단 제조 현장은 청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스마트하고 매력적인 일터가 될 것이다.
둘째, 최근 착공한 센텀2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도심융합특구)를 중심으로 ‘글로벌 양자 특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양자 분야는 부산의 기존 주력 산업과 융합할 지점이 무궁무진하다. 특히 세계적인 항만 인프라에 양자센싱과 컴퓨팅 기술을 접목한 ‘양자항만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면, 부산은 북극항로 거점도시의 심장을 넘어 기술의 메카로 격상될 수 있다.
셋째, 고령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역설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 의료 데이터와 실용화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복지 모델은 부산을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미래형 초고령사회 대응 모델 도시로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해양 유래 바이오 소재와 에너지 안보를 결합한 ‘블루 이코노미’의 확장은 부산을 바다를 통해 에너지와 데이터를 연결하는 초연결 도시로 진화시킬 것이다. 이 거대한 희망의 여정에서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은 든든한 ‘성장판’이자 ‘혁신 파트너’가 될 것이다.
지금 부산이 맞이한 ‘고용의 봄’은 끝이 아닌 위대한 시작이다. 지난 5년간 정성껏 뿌린 씨앗이 이제 막 싹을 틔웠을 뿐이다.
이제 ‘필연 기술’이라는 따뜻한 햇살과 ‘혁신 생태계’라는 풍요로운 토양을 더해, 부산의 미래를 활짝 꽃피워야 한다. 대한민국 혁신의 중심축으로서, 부산이 그려갈 ‘과학기술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확신과 설렘으로 준비해 나가고자 한다.
부산의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이자 가장 큰 도약의 기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