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결속력 키우는 부울경 경제동맹, 행정통합 디딤돌 돼야
동남권 산업 생태계 '5극 3특' 실현 유력
협력 성과로 '동일 경제권' 인식 확산을
18일 오후 부산 연제구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에서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일웅 경상남도 행정부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 추진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동남권을 ‘동북아 8대 초광역경제권’으로 육성하기 위한 부울경 초광역경제동맹 추진본부가 공식 출범했다.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는 18일 국민연금관리공단 부산지사에서 본부 현판식을 개최했다. 메가시티 구상이 좌절된 뒤 2023년 느슨한 협력체로 출범한 ‘추진단’이 3급이 이끄는 ‘추진본부’로 격상되고, 2개 전담 부서가 신설돼 정책 실행력이 높아졌다. 정부의 행정통합 압박 속에 지역 주도로 실물 경제부터 유기적으로 결합하겠다는 의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요한 것은 경제 협력의 성과를 딛고 행정통합으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성이다. 별도의 트랙이지만 결국 동일 생활·경제권을 만들겠다는 지향이 같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5극(초광역권) 3특(특별자치도)’ 성공 여부는 지역 경제권의 안착에 달려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 추세를 반전시키려면 실제 작동하는 지역 경제권 모델이 필요한데 동남권이 가장 유력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예컨대 부산을 중핵으로 한 해양경제권은 수도권 일극주의의 폐해를 끊고 국가 성장축을 다원화시킬 수 있는 시험대다. 부산의 해양·물류·금융 중심 기능에 울산의 제조 역량과 경남의 생산 기반을 연결해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때 시너지 효과가 가장 높다. 산업 기반과 기술, 인력이 갖춰진 부울경이 실패하면 ‘5극 3특’이 구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추진본부 격상은 부울경 산업 생태계를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실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조직 확대만으로 성과가 담보되지는 않는다. 조선·방산·이차전지 등 성장 엔진을 전략적으로 분할하고,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 동시에 정책과 정보, 인프라를 공유하는 체계를 구축해 실질적인 공동 시장을 형성해야 한다. 이날 3개 시도가 제시한 북극항로 거점화, 지역 인재 양성 등 경제 과제와 60분 교통 체계, 주거·교육·의료·복지 연계 등 생활 과제는 기본 조건이다. 특히 동일 경제권 정서를 형성하는 것에 성패가 달려 있다. 억지춘향식 강제 통합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 스스로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체감하는 것이다.
메가시티가 ‘제도 중심의 강한 통합’이라면, 경제동맹은 ‘성과 중심의 단계적 협력’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경제적 결속을 선택했지만, 궁극에는 행정통합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두 모델은 단절이 아니라 연속선상에 있다. 행정, 재정,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정책적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광역권 통합은 필수불가결이기 때문이다. 또 위로부터의 통합이 아닌, 아래로부터의 점진적 협력 모색도 중요하지만 느슨한 연대가 장기화하면 실행력 저하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한다. 협력을 선언하는 것은 쉽고,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부울경 3개 시도와 추진본부가 이끄는 동남권의 변화와 실적에 주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