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만 98건… 개미 울리는 주식 불공정 거래 여전
KRX 시장감시위, 금융위 통보
미공개 정보 이용이 59% 차지
사건당 부당이득 전년비 33%↑
무자본 M&A 등 수법 지능화
“주가 부양 이상 징후 유의” 주문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하거나 시세를 조정하는 등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개 매수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나 정치 테마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불공정 거래 수법이 점차 고도화·지능화하면서 사건당 부당 이득 금액은 전년 대비 33%나 급증했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해 발생한 이상 거래에 대한 심리 결과 98건의 불공정 거래 혐의 사건을 적발하고, 이를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혐의 유형별로는 ‘미공개 정보 이용’이 58건(59.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정 거래 18건(18.4%), 시세 조종 16건(16.3%) 등의 순이었다. 공개 매수와 관련한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은 2023년 2건에 불과했지만 2024년 12건, 지난해 11건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경영권 안정이나 상장 폐지, 주주 권익 보호 등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공개 매수 정보가 공시 전에 유출돼 이를 악용한 사례들이다. 실제로 공개 매수 실시 정보를 차명 계좌로 이용하거나 지인에게 전달해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증권사 임원이 압수수색을 받는 등 금융권 종사자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 테마주를 이용한 불공정 거래도 4건 발생했다. 선거철을 앞두고 특정 종목을 정치적 이슈와 결부시켜 허위·과장된 풍문이나 보도를 유포하거나, 체결 의사 없는 대량 매수 주문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견인하는 전형적인 수법이 반복됐다.
불공정 거래 수법이 점차 고도화·지능화하고 있는 점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사건당 평균 부당 이득 금액은 24억 원으로 전년(18억 원) 대비 33% 증가했다. 이는 불공정 거래 수법이 과거 단순 유언비어 유포를 넘어 AI·이차전지 등 가상의 신사업 진출을 허위로 공시하거나, 무자본 M&A를 통해 복잡한 자금 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고도화·지능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28건(28.6%), 코스닥 66건(67.3%), 코넥스 2건(2.0%) 등으로 코스닥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지배 구조가 취약한 코스닥 종목의 불공정 거래 건수는 코스피 종목의 8배에 달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이에 대응해 지난해 7월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을 출범시키는 등 감시망을 촘촘히 하고 있다. 합동대응단 운영 이후 감시부터 심리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기존 6개월에서 3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거래소는 올해도 ATS(대체거래소) 도입 등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신종 불공정 거래 분석을 강화하고 중대 사건에 대해 신속한 심리를 이어갈 방침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급등하는 종목이나 선거 관련 테마주에 대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며 “특히 경영권 변동이 잦은 한계기업이나 상장 폐지 회피 목적의 인위적 주가 부양 징후가 보이는 종목에 대해서는 투자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