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에 휴전 중재… 중국·프랑스는 이란 접촉
트럼프·푸틴, 1시간 전화 통화
러시아, 중동 갈등 중재자 자처
중국·프랑스·튀르키예도 나서
이란 “협상 위해선 공격 중단”
지난해 8월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 조기 종식을 시사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휴전 중재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전 종식 방안을 제안했고, 중국과 프랑스, 튀르키예 등도 이란과 접촉에 나섰다.
열쇠를 쥔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전쟁 종식과 관련한 발언을 잇달아 내놓은 것이 종전 기대감을 키웠다.
하루 전만 해도 이란이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면서 미국이 또 ‘참수작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발언 수위가 상당히 낮아진 셈이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전쟁이 마무리 수순”이라고 했고, 공화당 행사와 기자회견에서는 “매우 빨리 끝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발맞춰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1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전 상황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깊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러시아에 초청해 우호 관계를 다지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는 이란의 우방이기도 한 만큼 이들 세 나라를 중심으로 한 중동 분쟁 상황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과 프랑스, 튀르키예 등도 움직이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국영TV를 통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했다”며 외교 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튀르키예가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도 지난 8일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동이 전쟁의 불길에 휩싸인 상황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본래 일어나서는 안 될 전쟁이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전쟁이라는 점"이라고 미국과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이라크는 적대 행위 중단을 목표로 중동지역 국가들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는 외교연합 구성을 촉구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와 전화 통화를 갖고 중동 분쟁 확대를 피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
이란도 국제사회의 접촉 사실을 대외적으로 알리며 휴전 가능성에는 문을 열어뒀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자국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 중단이 필요하다며 조건을 제시했다.
가리바바디 외무 차관은 이란 TV를 통해 “유엔 헌장에서 규정한 자위권 행사 종결 조건 중 하나가 그런 행동이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휴전이 이뤄진다면 당연히 침략은 재발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6개월 뒤 또다시 공격으로 이어질 휴전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해 12일간 전쟁이 이어진 뒤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난달 말 재차 공습을 한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