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개편안’에 제약업계 재검토 촉구 "인하 48.2% 한계"
제네릭 약가 40% 인하 추진에 반발
유가·환율 상승에 원가 부담 압박도
약가 정책 파급효과 공동 연구 제안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에 반발하며 정부와 산업계의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을 앞두고 제약업계가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는 약가 인하의 파급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정부·산업계 공동 연구를 요구하는 한편 서명운동 등 단체 행동에 나서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를 중심으로 구성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가 인하 정책이 산업 생태계와 국민 건강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에 약가 인하 폭 조정을 제안했다. 정부가 오는 1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 약가 인하율 조정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지자 업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오리지널 의약품 가격의 53.55% 수준으로 책정된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40%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약가 인하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고 제약 산업을 혁신 중심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는 최소 48% 수준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인하 폭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최근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와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며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제약 산업 구조상 약가 인하까지 동시에 추진되면 산업 전반에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제네릭 수익이 연구개발(R&D) 재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급격한 약가 인하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윤웅섭 일동제약 회장은 “약가 개편 논의는 이미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동제약의 경우 올해 새롭게 추진하려던 조직 개편이나 신규 채용, R&D 예산 편성까지 모두 비상경영 기조에 맞춰 전면 재조정했다”고 말했다.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도 “약가 인하가 불가피하다면 기업들도 원가 절감과 거래처와의 고통 분담 등을 통해 약 10% 수준까지는 노력하겠다는 의미”라며 “지나친 약가 인하는 투자 활동과 산업 분위기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고 했다.
비대위는 정부와 산업계가 약가 인하 정책과 관련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연구 주제는 △국산 전문의약품 중심의 약가 인하 정책이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미칠 영향 분석 △의약품판촉영업자(CSO) 증가와 수수료 문제 등 유통 구조 실태 점검 △‘제약바이오 5대 강국’ 도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산업 전략 마련 등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