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수영만 요트업체 무더기 영업정지 ‘퇴거 압박’
77곳 중 62곳 행정 처분
적법한 계류장 확보 못 해
해당 업체들, 대체 공간 촉구
시 상대 행정소송 등 검토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 모습. 부산일보DB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을 앞두고 부산시가 시설에 남은 선박들에 퇴거를 압박하고 있다.
대체 계류장을 찾지 못한 업체에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리고 변상금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요트관광 업체들은 대체 계류장을 마련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며 부산시에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는 5일 요트관광 업체 62곳에 영업 정지 1개월 처분을 부과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적법한 계류장을 확보하지 못해 영업이 정지됐다. 지난달 말 기준 시에 등록된 업체는 휴업을 제외하면 77곳으로, 대부분이 이번 처분의 대상이다.
계류장 확보는 마리나 선박 대여업 면허의 필수 요건 가운데 하나다. 이들 업체는 당초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 경기장을 계류장으로 신고해 영업해 왔다. 하지만 수영만 요트 경기장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재개발 추진으로 계류 허가가 만료됐다. 이에 따라 요트 경기장 내 선박들은 모두 퇴거해 다른 계류장으로 옮겨 새로 신고해야 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퇴거하지 않은 선박에 대한 변상금 부과 절차도 시작됐다. 부과 대상은 70척으로 금액은 선박 크기에 따라 다른데, 평균적으로 척당 약 100만 원이다. 퇴거 명령에 불응하는 선박을 직접 옮기는 행정대집행도 예정돼 있다.
하지만 선주들은 마땅한 대체 계류장을 찾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북항, 남천항, 용호 부두 등은 안전 문제와 법적 절차 등으로 사용이 어렵다. 경남이나 경북 지역에 계류장이 마련돼 있지만 부산에서 멀어 선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이미 퇴거한 선박 일부는 기장 대변항 등 인근 어항에 임시로 정박하고 있다. 이 또한 기존 어촌계의 허가를 받아야 해서 어려움이 있다. 요트경기장에 비해 방파제 등 정온 시설이 부족해 선체가 약한 요트가 파손되기도 쉽다. 실제로 지난 3일 기장 대변항에 계류하고 있던 한 요트가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악천후 속에 선체에 구멍이 생겨 침몰하기도 했다. 요트관광 업체들은 대체 계류장 마련 등을 부산시에 촉구하며 행정 소송 등을 검토하고 있다. 마리나선박대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준비 없이 퇴거에 내몰리면서 선박이 침몰했다”며 “북항이나 남천 마리나 등 대체 계류 시설을 미리 마련한 뒤 재개발을 추진했으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수영만 요트 경기장 재개발 공사 중에도 업체들의 영업을 보장하기 위해 시설 내 기존 8개 계류장 중 1개를 남겨 두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재개발을 담당하는 민간사업자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계류장 보전을 거부하면서 업체들은 수영만 요트 경기장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시 도시인프라개발과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계류장 마련은 부산시의 책임은 아니다”라면서도 “민원인들의 편의를 위해 우동항 등 인근 항구를 계류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어촌계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