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가족, 고신대복음병원에 1억 원 기부
항암치료가 이어지는 병실에서 한 가족은 동생의 뜻을 떠올렸다. 담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동생이 생전 품었던 ‘의미 있는 나눔’의 마음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가족은 병원에 발전기금 1억 원을 내놓기로 결심했다.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지난 3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배효근 환자와 그의 아내 박진숙 씨 가족으로부터 병원 발전기금 1억 원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에는 1년 4개월 전 담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박미숙 씨를 향한 그리움과 다짐이 담겼다. 생전 고인은 의미 있는 나눔에 대한 뜻을 가족들에게 자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겨진 가족들은 그 뜻을 오래 품고 있었다. 특히 남편 배 씨가 현재 같은 병원에서 암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은 결심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병원 복도에서 마주치는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모습은 가족에게 남의 일이 아니었다.
박진숙 씨는 “동생이 떠난 뒤 그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가족들과 오랫동안 기도하며 고민해 왔다”며 “남편 역시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 고통받는 다른 환우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환경에서 진료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평소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암 환자들을 돌보는 병원의 모습에 깊은 신뢰를 느껴왔다고 전했다. 고인의 뜻을 가장 의미 있게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부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병원은 전달받은 1억 원을 암 환우들을 위한 시설 개선과 의료 서비스 환경 고도화에 전액 사용할 계획이다.
최종순 병원장은 “가족이 겪은 깊은 아픔을 나눔으로 승화해주신 데 대해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며 “이 정성이 암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