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한방] 오래된 구안와사에도 회복의 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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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한의원

오래된 안면마비 후유증을 겪는 환자 중 거울을 잘 보지 않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달라진 모습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져 대인 기피증이나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구안와사 후유증을 줄이려면 발병 직후 ‘3·3·3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 번째 3은 안면마비 발병 후 3일, 즉 72시간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이 급격히 진행돼 후유증이 남기 쉽다. 두 번째 3은 발병 후 3주이다. 이때까지 마비된 근육이 미세하게라도 움직이는 첫 신호가 보여야 예후가 좋다. 3주 넘게 변화가 없다면 치료가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 3은 발병 후 3개월이다. 3개월이 지나도록 마비와 비대칭이 남으면 영구적 후유증 단계로 진행할 위험이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아무 치료도 받지 않았을 때 구안와사의 자연 회복률은 약 69% 수준이다. 스테로이드를 초기에 사용하면 완치율이 77%로 높아진다. 스테로이드에 한방 치료를 더하면 완치율이 83% 이상으로 올라가고 겉으로 티가 나지 않을 정도의 회복 가능성도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치료 기간도 단독 치료의 경우 102일에서 양·한방 협진 시 42일로 약 2.4배 단축된다. 구안와사 초기에 봉독 약침과 태반 약침 등을 활용해 안면신경의 염증을 제거하고 손상된 신경의 회복을 촉진한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발생한 구안와사에는 혀 밑 정맥을 사혈하는 ‘금진옥액’ 요법을 시술해 얼굴과 머리에 쏠린 열을 제거한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쳤거나 마비가 심했던 환자는 발병 후 6개월이 지나면 안면 비대칭과 입을 움직일 눈이 실룩거리는 연합운동 같은 후유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남은 구안와사 후유증은 평생 간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잠들어 있는 신경을 깨우고 굳은 근육과 유착을 풀어주면 표정은 다시 변할 수 있다. 후유증 관리에는 도선과 매선침을 활용한다. 칼날처럼 생긴 특수 침 ‘도침’은 유착된 근막을 섬세하게 풀어 연합운동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피부 아래에 녹는 실을 삽입하는 ‘매선침’은 처진 안면근을 끌어올리고 지속적 자극으로 약해진 신경과 근육을 깨우는 데 활용한다. 여기에 얼굴과 경추의 정렬을 바로잡는 안면추나요법을 병행해 턱·목·어깨까지 틀어진 구조를 함께 교정한다.

갑작스러운 안면마비나 오래된 구안와사 후유증에 대한 고민으로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의료기관의 문을 먼저 두드리자. 현재 상태와 회복 가능성을 정확히 평가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 개인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찾는 것에서 ‘잃어버린 미소’를 되찾는 회복의 첫걸음이 시작된다.

나성훈 버드나무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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