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이젠 결혼의 본질을 되돌아볼 때다
그동안 결혼식은 ‘얼마나 성대하게 치러졌는가’로 평가받는 행사였다. 많은 하객과 화려한 연출, 적지 않은 비용이 마치 당연한 조건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결혼 문화는 조금씩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담백하게 서약을 나누는 ‘스몰 웨딩’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시작된 이 변화는 단순한 형식의 축소를 넘어 결혼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묻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결혼 준비에 들어가는 과도한 비용은 신혼부부에게 큰 부담이다. 하루 예식을 위해 큰돈을 지출하기보다 주거지 마련이나 신혼 생활 기반에 투자하겠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결혼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차일피일 날짜를 미루거나, 애초에 결혼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청년들을 떠올리면 그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현실은 아직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웨딩 산업은 여전히 대규모 예식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소규모 예식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주변의 시선과 비교 문화도 부담이다. ‘그래도 결혼식은 한 번뿐인데’라는 말속에는 여전히 규모를 중시하는 관성이 담겨 있다.
이제는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소규모 예식에 맞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상품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공공장소를 활용한 예식 지원 등 현실적인 대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의 가치를 외형이 아닌 내용에서 찾는 사회적 공감대다. 김동석·부산 부산진구 서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