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행정통합’ 언급 없어… ‘재정 충격’ 감안한 통합 속도 조절?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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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경남 타운홀 미팅

적극적 메시지 냈던 충남과 대조
김경수 위원장 발언 기회도 ‘無’
정부발 ‘강행’ 프레임 차단 분석
수도권 일극 해결 의지는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창원 성산구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일 경남을 찾았지만 ‘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통합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핵심 의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를 짚지 않은 것이다. 앞선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적극적인 메시지를 낸 것과 대조된다. 부산과 경남 단체장이 통합 속도 조절에 나선데다, 타 지역 행정 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부산·경남 행정 통합엔 우선 신중한 자세를 취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6일 경남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경남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 미팅이 열렸다. 이 대통령이 부산·경남 또는 부울경 행정통합을 언급할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이 대통령의 행정통합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연일 부울경 행정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도 이번 간담회에서 별도의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충남 타운홀 미팅에서 “이제 세종, 대전, 충남 대전 지역 연합이 꽤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된 것 같다. (행정통합) 법안도 낸 것 같은데, 저는 그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광역 통합에 적극적인 메시지를 낸 것과 대비된다.

현재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을 비롯해 대구·경북, 부산·경남에서도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법안이 발의된 세 지역과는 달리 부산·경남 통합에 대한 특별법은 발의되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속도전’을 치르고 있는 타 지역과 달리 부산과 경남은 비교적 ‘후발 주자’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이 대통령이 부울경 행정통합 언급을 피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지사는 정부의 통합 속도전을 비판하며 정부의 실질적인 지방 권한 이양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아직 완벽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은 데다, 행정통합에 대한 정부 방침에 부산·경남 단체장이 비판 목소리를 냈던 만큼 이 대통령이 부산·경남 행정통합 언급을 피한 건 중앙정부 주도의 통합 강행 프레임을 차단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이 대통령이 부산·경남 행정통합 언급을 자제한 배경엔 연쇄 통합이 이뤄질 경우 빚어질 재정 충격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행정통합을 한 번에 하면 재정 충격이 올까 걱정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가 통합광역시에 향후 4년간 20조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행정통합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 재정 부담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권역별로 행정 통합 ‘속도 조율’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남 타운홀 미팅에서 균형발전과 수도권 일극 체제 해결에 대한 의지는 강하게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손발하고 머리, 심장이 다 건강해야 골고루 피가 가고 영양이 간다”며 “심장에만 이만큼 몰려 있고, 머리 한쪽에만 몰려있고 이러면 살 수가 있냐”며 수도권 일극 체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균형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하려고 한다”며 “지금처럼 하면 앞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불공정이 판치는 세상에서 공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경남 타운홀 미팅에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정책에 대한) 저항 강도가 만만치 않다. 정치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들이 ‘200억이라도 좋다’면서 그 돈을 내고 사는 것은 뭐라고 하지 않겠다”며 “그러나 평균적으로 (수도권 아파트가) 그런 가격을 향해 간다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을 겪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를 누가 해결할 수 있나. 정치가 하는 것”이라며 “정치는 우리 사회의 자원 배분 역할을 한다. 무척 중요한 일이며, 사람으로 치면 머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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