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추천 실패로 궁지 몰린 정청래… 기로에 선 ‘합당’
2차 종합특검 추천 인사에 이 대통령 격노, 정청래 “누 끼쳐 죄송”
반청계 “대통령에 대한 배신” 맹공, 합당 두고도 철회하라 공세
조국혁신당도 “13일까지 민주당 입장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
정 대표 오는 10일 의총서 의견 수렴해 주내 입장 정리할 듯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8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합당을 제안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설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전에 민주당의 공식 입장을 결정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잇따라 불거진 당청 간 이상기류로 ‘사면초가’ 신세다. 당내 반발에도 당원 여론과 당청 공감대를 앞세워 추진하려던 조국혁신당과의 합당도 급격히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3일 전까지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으면 합당은 없다며 8일 정 대표 측에 최후통첩을 했다.
정 대표는 이른바 ‘불법 대북송금 사건’ 재판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전준철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 후보로 추천했던 것에 대해 당 대변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사과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종합특검에 대한) 대통령 인사권과 관련해 논란이 발생한 데 대해 당의 인사 검증 실패로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이라며 “당에서 추천된 후보자가 윤석열 검찰의 잘못된 점에 저항하고 바로잡으려던 노력을 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핍박받은 검사였다고 하더라도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검증 실패”라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여당의 이번 특검 추천을 놓고 상당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2차 종합특검으로 선택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반청(반정청래) 인사를 중심으로 격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원내대표를 지낸 박홍근 의원은 SNS에 “당 지도부는 제정신인가. 정청래 대표는 사실관계를 조속히 밝히고 엄중히 문책하길 바란다”고 썼다.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건태 의원)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기로 한 것을 두고 청와대 물밑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감지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보완 수사권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음에도 이런 생각이 수용되지 않은 셈이기 때문이다.
당청 간 이런 이상기류는 합당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그 동안 정 대표의 합당 제안에 대해 이 대통령과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라는 말이 나왔고, 이는 정 대표가 당내 거센 반발에도 합당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으로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합당 반대파들은 ‘특단의 행동’을 거론하며 정 대표의 합당 추진 중단을 연일 압박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뜻을 같이하는 최고위원, 당무위원, 중앙위원들을 중심으로 한 조직적 결집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경고했고, 가장 먼저 ‘추진 중단을 요구한 초선 의원들의 반발 수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이날 민주당 내 합당 반대파들이 ‘밀약설’ 등을 제기하며 조국혁신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는 데 대해 “우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라”면서 “13일까지 (합당에 대한) 민주당의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조 대표의 이런 입장에 대해 “정 대표는 (오는 10일) 의원총회에서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들 의견을 반영해 가급적 조속히 합당 추진에 관한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르면 이번 주중에 합당 논란의 향배가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