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재신임 승부수' 두고 친한계 "사퇴 안하기 위한 계산 정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국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재신임 투표론 관련 입장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5일)부터 내일까지 자신에 대한 사퇴 혹은 재신임 투표 요구가 있다면 전 당원 투표를 하겠다"며 "재신임을 받지 못한다면 당대표직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달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한동훈 제명 사태'로 당 일각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자 반대 측에 '정치생명을 걸라'며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근 여론조사상 불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장 대표의 전격적인 제안에 친한계 등은 '협박·계산 정치'라며 반발했다.
장 대표는 5일 오후 제주 방문에 앞서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 "누구라도 내일까지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하면 저는 전당원 투표를 통해 당원의 뜻을 묻겠다"고 선언했다. 나아가 자신이 재신임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도 버리겠다는 초강수를 두면서 재신임 투표 요구하는 이들에게도 의원직, 시장직 등 정치생명을 걸라고 압박했다.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로 한 전 대표가 제명되자 장 대표 사퇴를 공개 요구했으며 이후에도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거취 압박을 이어왔다.
장 대표의 재신임투표 역제안은 실제 전 당원 투표를 하든 그렇지 않든 불리할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장 대표가 임명한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페이스북에 "오 시장님 서울시장직 걸고 재신임 투표해 볼까요. 친한계 16명은 의원직 걸 자신 있습니까"라며 "비겁하게 자기 자리는 지키며 뒤에서 손가락질만 하는 정치꾼들이 뭐라고 변명할지 기대된다"고 썼다. 박민영 당 미디어대변인도 "상대에게 손목 걸라고 요구할 거면 자기는 손가락 하나라도 내놓고 얘기하는 게 인지상정"이라고 가세했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장동혁의 정면 돌파. 지선 승리로 열매 맺자"고 지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국민의힘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이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 버스가 멈추면 일상도 멈춘다!' 에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페이스북에 "개헌 저지선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상황에서 의원직까지 걸라는 건 제1야당 대표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마저 잃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썼고,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당내 정당한 문제 제기에 '의원직을 걸라'는 식의 답변은 적절치 않다"며 '유감'을 표했다. 한지아 의원도 "사퇴 요구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고, 안상훈 의원도 "허튼 꼼수로 본질을 흐리지 말라. 정치판을 내기 도박판으로 만드는 일 그만 두라"고 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억지와 궤변이 광란의 춤을 췄다. 한마디로 헛소리 작열"이라며 "'윤석열 계엄 포고문' 듣는 줄 알았다. 당 대표 사퇴를 누구든 요구하라니 당협위원장 시한이 이틀 남은 내가 한다"고 말했다. 소장파 김용태 의원은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썼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얘기하라? 참 실망스럽다"며 "국민이 국회의원직, 시장직을 줬는데 그 자리를 걸고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라? 공직에 대한 장 대표의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