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30년부터 직매립 금지, 부산도 쓰레기 대란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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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땐 하루 490톤 쓰레기 갈 곳 잃어
미봉책보다 '필요성' 투명하게 제시해야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올해부터 수도권에서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부산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제도는 2030년이면 전국으로 확대되는데, 부산은 현재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소각 처리 능력이 폐기물 발생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부산시 추산에 따르면 2031년 하루 생활폐기물은 1766톤에 이르지만, 소각 처리 용량은 1276톤에 불과하다. 제도 시행과 동시에 하루 490톤의 쓰레기가 갈 곳을 잃는 셈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도시 기능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사안이다. 지금과 같은 대응 수준이라면 부산의 쓰레기 대란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부산시는 강서구 생곡마을에 하루 800톤 처리 규모의 신규 소각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노후화된 명지소각장을 대체해 2030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7년 첫 구상 이후 9년째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2021년부터 소각장 인근 에코델타시티 입주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이 건강권 침해와 환경 오염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주민 설득을 통해 올 하반기 생곡소각장 용역을 재개하는 것이 목표지만, 준공이 빨라도 2033년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제도 시행과 시설 완공 사이, 부산에는 피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그럼에도 시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직매립 금지 시행 유예를 환경부에 건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 제도의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고 유예 역시 길어야 1~2년에 그친다. 시는 대구·울산 등 인근 지자체로 쓰레기를 보내는 원거리 위탁 처리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이 또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 소각 여력이 있는 울산·대구·경남 역시 자체 수요 증가를 앞두고 있고, 앞서 물 갈등 등에서 보듯이 쓰레기 반입을 둘러싼 지역 갈등 또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의 쓰레기는 지역 내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부산시는 더 이상 시간을 흘려보낼 여유가 없다. 생곡소각장을 둘러싼 갈등을 무조건 피할 게 아니라 정면으로 돌파하는 결단이 요구된다. 악취 등으로 주민 반대가 이어진다면 충분한 주민 보상과 지원은 물론이고, 최신 설비 도입, 투명한 환경 정보 공개를 약속해야 한다. 소각장이 왜 필요한지, 기술적 안전성은 어디까지 확보되는지, 환경·건강 영향에 대한 감시와 보상 체계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공개하는 게 우선이다. 동시에 재활용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는 중장기 로드맵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기존 재활용 선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손실률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돼 도시 기능이 마비되는 불상사는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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