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점검 앞둔 경남도 “청정 남해안 사수하라”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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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점검
지역 수산물 식품 안전성 직결
미국 외 주요 수출국에도 영향
2002·2012년 ‘불합격’ 직격탄
업게, 지자체, 해수부 총력 대응

통영시가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점검을 앞두고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경남도, 거제시와 주요시설 1600곳에 대한 합동 점검을 펼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가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점검을 앞두고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 경남도, 거제시와 주요시설 1600곳에 대한 합동 점검을 펼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섰다. 통영시 제공

경남 남해안 패류 양식업계가 비상이다. 한국산 굴 수출 길을 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위생 점검이 목전에 닿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FDA 판단을 신뢰하는 터라 자칫 불합격하면 굴을 비롯한 남해안 수산물 전체가 치명상을 입는 만큼 연관 업계는 물론 지자체, 정부 부처까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FDA 실사단이 3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한다. 이번 실사는 1972년 체결된 ‘한·미 패류위생협정’과 2015년 갱신된 ‘대미 수출냉동패류의 위생관리에 관한 양해각서’에 따른 정기점검이다. 애초 매년 실시하다 1994년부터 2~3년 주기로 간소화됐다.

FDA는 자국 패류위생계획을 준수하는 바다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수입을 허가한다. 현재 경남과 전남 앞바다 7곳이 FDA 지정해역으로 등록돼 있다. 한산~거제만에 걸친 450ha가 1호 해역이다. 이어 제2호 자란만~사량도, 제3호 미륵도, 제4호 가막만, 제5호 나로도, 제6호 남해~창선, 제7호 남해~강진만 해역이 차례로 지정해역이 됐다. 전체 3만 4435ha 중 75%인 2만 5849ha가 경남권이다. 이 곳에 굴, 피조개, 진주담치 등 총 708건 4505ha 양식장이 있다.

미국식품의약구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부산일보DB 미국식품의약구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부산일보DB

경남은 이를 근거로 ‘깨끗한 바다, 청정해역’을 자부해 왔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하고 신중하게 시판을 승인하는 FDA로부터 인정받은 데 대한 자신감이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일본, EU 등 주요 국가들이 FDA 위생기준에 준해 수산물 수입을 허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급부도 상당하다. 점검에서 합격점을 못 받으면 사실상 해외 수출길이 막힌다. 2002년과 2012년 점검 당시, 일부 시료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되자 FDA는 모든 한국산 조개류 반입을 중단시켰다.

동시에 다른 국가들도 같은 조처를 했다. 선적을 앞뒀던 물량은 창고에 쌓여갔고, 이미 수출된 물량조차 리콜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수 시장 불신도 남해안 수산물 전반에 번졌다.

지난해 경남권 지정해역에서 생산된 조개류는 2만 7781t. 굴이 1만 5925t으로 가장 많다. 이 중 대미수출은 3003t에 불과하다. 수요만 놓고 보면 전체 생산량의 10% 남짓에 불과한데도 해양수산부까지 나서 만반의 태세를 갖추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앞선 2023년 점검에선 철저한 사전 준비로 모든 점검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올해는 FDA 소속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이 방한한다. 이들은 직전 점검 때 지적한 권고사항 조치현황을 비롯해 1, 2호 해역을 중심으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하고, 인접한 하수처리시설과 항·포구 화장실 등 육·해상 오염원 관리 실태까지 꼼꼼히 훑는다.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6년 만에 이뤄진 2023년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위생점검에서 FDA 실사단이 현장 관리실테를 점검하고 있다. 부산일보DB 코로나19 펜데믹 여파로 6년 만에 이뤄진 2023년 FDA 수출용 패류생산 지정해역 위생점검에서 FDA 실사단이 현장 관리실테를 점검하고 있다. 부산일보DB

해수부는 이달 초 경남도,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중앙 합동점검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경남도도 통영·거제·고성 3개 시군과 수산안전기술원, 통영·사천해경, 수협 등과 현장 점검반을 꾸렸다. 점검반은 실사 완료 때까지 일일상황실을 운영하며 실시간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시설물 유지관리와 어업인·이용자 교육, 해안변 정화활동도 병행한다.

통영시 관계자는 “FDA 점검은 지역 수산물의 국제 신뢰도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오염원을 철저히 차단해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검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어업인은 물론, 바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며 시민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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