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별로 즐기는 지구촌 빵…달콤한 게 끌릴 땐 멕시코 '콘차'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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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즐거운 세계 빵 탐험

홈베이킹 유튜버인 저자가 직접 만든 황남빵. 현익출판 제공 홈베이킹 유튜버인 저자가 직접 만든 황남빵. 현익출판 제공

‘터질 듯한 팥소를 가득 품은 과자’라면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매료시킨 한국 빵’이라면 어렵지 않게 황남빵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지난해 가을 경주 APEC 정상회의 후 유명세에 시달리는 두 가지를 들 때 국립경주박물관의 ‘신라 금관’ 특별전과 함께 거론되는 것도 바로 황남빵이다.

경주빵, 황남빵으로 불리는 경주식 팥빵은 얇디얇은 피 안에 터질 듯 가득 들어찬 팥소가 특징이다. 창업주 최영화(1917~1995) 옹이 1939년부터 만들었다니, 역사가 무려 87년에 이른다. 경주빵과 황남빵은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황남빵은 창업주가 경주 황남동에서 처음 가게를 열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은 혈통을 이은 가문의 고유 브랜드로 사용된다. 그 외 경주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같은 종류의 빵은 통칭 ‘경주빵’으로 불린다.

홈베이킹 유튜버 하오니의 <오늘도 즐거운 세계 빵 탐험>은 ‘빵 탐험가’라고 자칭하는 저자가 탐구했던 세계 36개국 170종의 빵 이야기와 레시피를 엮은 책이다. 바이킹 시대부터 먹어 왔다는 덴마크의 호밀빵 루그브뢰드, 치즈가 가득한 조지아의 국민 빵 하차푸리, ‘실업자의 푸딩’이라는 슬픈 이름을 가진 캐나다의 푸딩 쇼뫼흐 등 그의 탐험은 지역과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

단순히 레시피를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도 아니다. 책은 빵에 얽힌 이야기, 역사와 문화, 현지에서의 활용법과 탐험 과정에 겪었던 에피소드 등으로 빵빵하게 채워져 있다. 빵으로 읽는 역사서, 혹은 인문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황남빵으로 대표되는 경주식 팥빵만 하더라도 그렇다. 어릴 적 부모님의 추억으로 시작한 저자의 탐험은 일본식 화과자(만주)와의 차이를 확인한 후의 오리지널 레시피를 구하기 위한 여정이 마치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는 것처럼 펼쳐진다. 탐험과 연구를 거듭한 저자는 직접 빵을 만들어 본 후 그 과정을 일일이 기록으로 남겼다. 이 책이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실용서로 손색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듯.

책은 크게 네 가지 코스로 구성됐다. 첫 번째 코스는 ‘담백한 빵’. 이름을 쓰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 이탈리아의 ‘파네 디 알타무라’, 크래커처럼 납작하고 바삭한 스웨덴의 ‘크네케브뢰드’ 등이 차려진다.

두 번째는 치즈·토마토·양파 등 다양한 재료가 더해져 풍미 가득한 ‘짭짤한 빵’으로, 조지아의 국민 빵 ‘하차푸리’ 등 7종이 소개된다. 조지아에서는 ‘빅맥 지수’와 유사한 ‘하차푸리 지수’로 지역별 경제 상황을 측정할 정도라고 한다.

귀여운 조개 모양이 특징인 멕시코의 빵 '콘차'. 현익출판 제공 귀여운 조개 모양이 특징인 멕시코의 빵 '콘차'. 현익출판 제공

세 번째 코스는 디저트처럼 즐기는 간식 ‘달콤한 빵과 과자’다. 야생 블루베리가 가득한 폴란드의 ‘야고지안카’, 귀여운 조개 모양이 특징인 멕시코의 ‘콘차’ 등이 탐험 대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주식 팥빵과 ‘13세기 빵’도 등장한다.

마지막 네 번째는 축제·기념일 등에 즐기는 ‘특별한 날의 빵과 과자’ 코스다.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로 국내에 알려진 멕시코 망자의 날에 먹는 ‘판 데 무에르토’,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빵 ‘파네토네’ 등을 맛볼 수 있다. 하오니 지음/현익출판/320쪽/2만 4000원.


김희돈 기자 happy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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