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원 로맨스 스캠’ 한국인 부부 총책, 울산서 수사받는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딥페이크로 유혹해 104명 등쳐
현지서 뒷거래, 석방 반복 논란
울산경찰, 23일 인천공항서 체포

강유정 대변인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캄보디아 스캠 조직 피의자 송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유정 대변인이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캄보디아 스캠 조직 피의자 송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0억 원대 로맨스스캠(혼인 빙자 사기)’으로 피해자를 양산한 한국인 총책 부부가 마침내 국내 법정에 선다.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꾸고 캄보디아 사법당국과의 뒷거래를 통해 끈질기게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이들 부부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한국민 869명에게 486억 여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캄보디아에서 국내로 송환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23일 오전 9시 10분 인천공항으로 들어올 예정이다.

법무부는 ‘로맨스스캠’ 방식 투자 리딩 사기로 104명으로부터 120억 원가량을 가로챈 한국인 총책 30대 강 모 씨와 안 모 씨 부부도 여기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이들 부부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딥페이크 기술을 악용해 가상 인물을 만들고 채팅 앱을 통해 이성에게 접근해 투자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24년 3월부터 1년간 104명을 상대로 120억 원을 뜯어낸 뒤 가상화폐나 상품권 매매 등을 통해 현금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중에는 장애인이나 중소기업 사장, 주부, 노인 등이 포함됐다. 적게는 200만 원, 많게는 8억 8000만 원까지 뜯겼다.

강 씨 부부는 지난해 2월 초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됐다가 6월 초 한 차례 석방됐다.

이후 법무부가 7월 말 수사 인력을 보내 현지 경찰과 함께 이들 부부를 체포해 구금했지만, 송환 협의가 지연되면서 다시 풀려났다.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에 있는 캄보디아 정치범과 이들 부부의 ‘맞교환’을 요구하면서 송환이 지연됐고, 그 사이 이들은 현지 수사기관과 ‘뒷거래’를 통해 석방되기를 반복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송환 전까지 성형수술까지 감행하며 신분을 세탁해 추적을 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이 사건을 수사해 온 울산경찰청은 인천공항으로 이미 수사 담당자를 보내 이들 부부가 도착하는 즉시 체포해 울산으로 압송할 예정이다.

경찰은 부부를 각각 다른 경찰서 유치장에 수감한 후 범죄단체 조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곧이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휴대전화 확보 등을 위한 압수 영장도 신청한다.

경찰은 이들이 로맨스스캠 조직에서 총책을 맡게 된 경위, 조직 운영 방법을 비롯해 캄보디아 현지에서 체포되고도 석방된 과정 등을 들여다본 후 이르면 이달 안에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송환이 어렵게 이뤄진 만큼 철저히 수사하겠다”라고 밝혔따.

지지부진하던 송환은 지난해 8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학생 살해 사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탔다.

한국 정부가 강력한 항의와 함께 공조를 압박했고 현지에 ‘코리아 전담반’이 설치되면서 기류가 변해 각종 범죄 연루자를 대대적으로 검거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