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이젠 별로”…게임 이용률 50%, 10년만에 가장 낮아
우리나라 국민 게임 이용률 50.2%
통계 집계한 2015년 이래 역대 최저
“OTT 영화 유튜브 등이 대체” 응답
글로벌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가 개막한 작년 12월 13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이 신작 게임을 즐기려는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게임 세상을 조용히 떠나는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다.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발표한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50.2%로 이 지표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임 이용률은 2022년에 74.4%까지 치솟았으나 3년 만에 50% 선을 겨우 지지하는 수준까지 떨어진 셈이다. 다만 70%대를 기록한 2020∼2022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도 게임 이용률은 계속해서 60% 이상을 유지해온 점을 고려하면 최근 게임 이용률은 많이 떨어진 셈이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그만 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체 여가의 등장이다.
진흥원 조사에서 게임을 대체하는 여가 활동을 찾았다는 응답자 1331명은 대체 여가 활동으로 86.3%(중복 응답)가 ‘OTT·영화·TV·애니메이션’ 등을 꼽았다.
별도로 집계되지는 않았으나, 여기에는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 같은 동영상 소셜미디어와 숏폼도 포함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부상도 게임산업에 마냥 호재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기일 수도 있다.
이미 생성형 AI는 게임이나 영상, 웹툰 업계가 제공하던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스캐터랩의 ‘제타’, 뤼튼의 ‘크랙’ 같은 AI 기반 캐릭터 채팅 앱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가 수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지 AI 채팅 앱이 제공하는 대화의 수준이나 이미지·음성 생성 기능은 성능의 한계가 뚜렷한 것이 사실이다.
다만 가속화하는 AI의 발전 속도에 비춰볼 때, AI 채팅 앱은 수년 내로 게임 이상으로 현실적인 상호작용과 시각 효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50%까지 떨어진 게임 이용률은 게임이 더는 흥미롭고 새로운 여가 활동이 아니게 되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임 이용 경험이 있으나 현재는 게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미이용 이유로 △44%(중복 응답)가 이용 시간 부족을 들었고 △게임 흥미 감소 36% △대체 여가 발견 34.9% △게임 이용 동기 부족 33.1% 등으로 나타났다.
네 항목은 말만 다르지 사실상 같은 취지의 답변이다. “게임은 이제 재미없다”는 말이다.
혁신보다는 수익성을 택해온 게임업계에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다.
2020년대 리니지나 오딘 같은 확률형 아이템 기반의 경쟁형 모바일 MMORPG가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을 보고, 국내 게임업계는 이를 베낀 아류작을 쏟아냈다.
일부 업체는 다른 게임을 노골적으로 베끼거나 프로젝트를 통째로 들고 퇴사해 창업하는 등의 논란으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거나 법정에 서기도 했다.
혁신적인 게임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좋은 게임이 수익을 내는 시장 환경을 만들 방법을 대형 게임사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는 목소리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