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질타 받은 인천공항사장 "30년 직원도 모르는 책갈피달러" 해명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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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상 알려져 걱정…대통령이 제시한 100% 검색은 공항 마비" 우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5회 인천공항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지난 10일 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5회 인천공항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이학재 사장이 지난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질타당한 것과 관련해 "세계 최고의 항공전문가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인천공항이 국민들께 무능한 집단으로 오인될까 싶어 망설이다 글을 올린다"며 해명에 나섰다.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023년 6월 임명된 이 사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주말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지인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이재명 대통령님의 저에 대한 힐난을 지켜보신 지인들에게는 아마도 '그만 나오라'는 의도로 읽힌 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으로 부터 써준 것 만 읽는다. 임기가 언제까지냐? 업무파악도 못한다는 등의 힐난을 당한 것은 두 가지"라고 직접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업무보고에서 "수만 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이 사장에게 물었다.


그런데 이 사장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참 말이 기십니다", ""지금 다른 데 가서 노시냐"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임명 시기와 임기를 따지듯 물었고, 이 사장이 "2023년 6월에 갔고, (임기는) 3년"이라고 답하자 "내년까지냐. 3년씩이나 됐는데 업무 파악을 그렇게 정확하게 하고 있지 않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의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이 사장이 사업 진척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자료에) 쓰여있는 것 말고는 아는 게 하나도 없네요. 됐습니다"라고 쏘아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첫 질문이었던 '책갈피 달러 검색 여부'에 대해 "저는 당황했고 실제로 답변하지 못했다"면서 "불법외화반출은 세관의 업무이고, 인천공항공사의 검색업무는 칼, 송곳, 총기류, 라이터, 액체류 등 위해품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장은 "인천공항은 위해물품 검색 과정에서 불법외화반출이 발견되면 세관에 인계한다"면서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인천공항을 30년 다닌 직원들도 보안 검색 분야 종사자가 아니면 모르는 내용이었다"고 부연했다. 또 이 사장은 "걱정스러운 것은 그 일로 온 세상에 '책갈피에 달러를 숨기면 검색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라며 "대통령님께서 해법으로 제시하신 100% 수화물 개장검색을 하면 공항이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세관과 좋은 방안이 있는지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업무보고 당시 배석한 실무자가 없어 결국 이 대통령에 설명하지 못한 이집트 후르가다 공항 관련 입찰과 관련해서도 "대통령님은 후르가다 공항의 수요, 전망 등을 질문하셨는데 저는 구체적인 답변을 못 드리고 공항입찰이 나올 것을 대비해 이를 준비하는 초기 단계라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대통령님은 모든 것을 알고 싶으셨겠지만 아직 입찰도 안 나온 사업에 대해 수요조사 등을 할 수는 없는 사항이고, 저도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입찰 공고가 나오는 대로 예산을 투입하여 수요전망을 비롯, 입찰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타당성이 있다면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참고로 인천공항은 K공항 수출사업에서 입찰평가시 기술점수(자료준비 등)가 매우 탁월한 입찰참여자"라고 강조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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