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 눈도장 ‘추미애 법사위’ 종료…경기지사 출마 위해 사퇴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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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위원장, 당 지도부에 사임 의사…경기지사 출마 수순
추 법사위, 강성 지지층 ‘눈도장’ 각종 입법 폭주 논란
강성 지지층 겨냥…위헌 논란 내란재판부 재시동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제사법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이달 중 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위해서다. 강성 법사위 운영 직후 지방선거 출마 행보를 두고 법사위 독주 이면에 당내 강성 지지층의 ‘눈도장 찍기’가 염두에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의원은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지선에 경기지사 주자로 나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추 의원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회 ‘필리버스터 정국’이 끝난 이후 법사위원장직에서 내려와 경기지사 출마 준비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김병주, 한준호 의원이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출마 시 사퇴 시한이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으나 상임위원장은 별도 규정이 없다.

다만 경기지사 선거 당내 경선이 과열될 것으로 예상되자 추 의원은 사임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현역 김동연 경기지사와 더불어 김병주·권칠승·염태영·한준호 의원 등이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추 위원장이 이끈 법사위는 당 지도부와의 엇박자를 감수한 초강경 행보로 수 차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지난 9월 법사위는 범여권 강경파 위원들 주도로 사전에 당 지도부와 협의되지 않은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개입 의혹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지난 11월에는 이재명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독자 행보를 자제하겠다는 당 지도부 방침에도 불구하고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한 검사장들을 고발해 당 지도부와의 엇박자 논란을 낳았다.

법사위의 무리한 행보를 두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 지도부의 경고는 물론 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실적을 희석시키며 대통령실에서도 불만 입장을 드러내는 등 정부여당 안팎에서 우려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조율이 가능한 수위를 벗어나 독자 행보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향후 경선 티켓을 거머쥐는데 강성 지지층 입김이 주요한 만큼, 강성 지지층의 눈길이 쏠리는 법사위가 대표적으로 민주당의 경선 티켓 전초장으로 변질돼가는 모습이다. 경기지사를 노리고 사임한 추 위원장은 물론 그 외 법사위 의원들도 현재 지방선거의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용민 간사는 경기지사로, 서영교와 전현희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된다.

법사위의 강성 지지층 여론 몰이에 초반 속도조절에 나섰던 당 지도부도 떠밀리듯 법사위에 이끌려가는 모습이다. 위헌 논란에 대통령실도 우려를 표하며 법사위 의원들이 주도하던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은 주춤하는가 했으나 전날 조승래 사무총장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며 당 공식 추진 입장을 밝혔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과 대통령실에서도 위헌성 시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터져 나오고 있지만 법사위 간사들이 밀어 올렸던 내란재판부 카드대로 당 지도부가 끌려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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