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커피 신화’ 양재석, 비단 최대주주로
양 회장 소유 포커스에이아이
비단 지분 40.6% 확보 진행
절차 완료 땐 최대 주주 등극
지역 기업 간 시너지 효과 기대
포커스에이아이가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의 지분 40%를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됐다. 지난 8월 JM커피그룹 홍성훈(왼쪽부터) 부회장과 비단 김상민 대표, 포커스에이아이 박철웅 대표가 커피원두 기반 RWA 사업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모습. 비단 제공
저가 커피로 4700억 원 성공 신화를 만든 부산 기업인 JM커피그룹의 양재석 회장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를 품는다. 양사는 부산을 대표하는 지역 기업 간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 함께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영상 보안 장비 기업 포커스에이아이는 비단의 지분 40.6%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양수 주식 수는 850만 주, 양수 금액은 121억 8000만 원이다. 포커스에이아이는 양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결제 플랫폼 전문회사 위허브가 대주주인 회사다.
포커스에이아이는 지분 확보 절차가 완료되면 비단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며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된다. 계약금 납입은 지난 2일 완료했다. 잔금 지급과 관련 절차는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포커스에이아이는 지분 확보 이후에도 비단 김상민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할 구상이다.
이번 최대주주 변경은 양사 간 상호 협력체계 구축과 공동사업 추진 등을 통해 실물연계자산(RWA)·토큰증권(STO)·스테이블코인 등 차세대 디지털금융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단은 올해 RWA 거래 플랫폼 ‘센골드’를 성공적으로 인수한 데 이어 포커스에이아이를 최대주주로 맞으면서 기술과 재무의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비단 인수를 결정한 양 회장은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신화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를 창업 10년 만에 4700억 원에 매각하며 부산은 물론 국내 커피업계를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1990년대 말 원두 로스터리를 창업하며 커피 사업에 뛰어든 양 회장은 2014년 부산에서 원두 로스팅 공장과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겸한 JM커피로스터스를 열었다. 같은 해 11월 JM커피그룹 프랜차이즈 사업부로 컴포즈커피도 론칭했다.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컴포즈커피는 1호점 오픈 6년 만에 전국에 가맹점 700개를 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특히 컴포즈 커피는 2024년 필리핀 식품기업 ‘졸리비푸즈’에 4700억 원에 매각되며 관련 업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당시 가맹점 수는 2600개를 넘어섰다.
비단은 최근 금과 은 등 광물 자산을 넘어 커피 원두, 원유, 카카오, 와인, 탄소크레딧 등 비광물 자산으로 거래 품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비단은 지난 8월 JM커피그룹, 포커스에이아이와 커피원두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RWA 거래와 결제 서비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비단은 이번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사업 안정성과 조직 전문성을 강화해 실적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단 김상민 대표는 “포커스에이아이의 최대주주 참여는 재무와 기술 파트너를 동시에 확보하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웹3 디지털 생태계 혁신을 가속화하고 부산을 글로벌 디지털금융 허브 도시로 성장시키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