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후지킨, 화전산단에 R&D센터 개소
반도체 부품 외국인 투자기업
지역 재투자·고용 창출 선순환
부산 강서구 화전일반산업단지에 둥지를 튼 외국인 투자기업 태광후지킨(주)이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다시 지역에 쏟아부으며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했다. 이는 기업의 성장이 지역 재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모범적인 ‘선순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3일 부산 강서구 화전산단에서 태광후지킨이 R&D센터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일본 후지킨사가 100% 출자한 태광후지킨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초정밀 밸브와 가스 제어 장비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2011년 화전산단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한 이후 삼성전자 반도체 공정 등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며 부산에서 꾸준히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R&D센터 개소가 지역 경제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파격적인 ‘지역 재투자’ 때문이다. 태광후지킨은 센터 건립에 총 557억 원을 투입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350억 원을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충당했다.
이번 투자는 부산·경남의 주력 산업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준다. 기존의 제조·생산 중심이었던 공장 가동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는 ‘테크 기업’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경자청은 이번 R&D센터 가동이 부산이 역점을 두고 있는 지역 내 파워반도체 산업 육성 등 전후방 연관 산업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생산 및 연구 시설 확장에 따른 신규 인력 채용도 잇따를 예정이라 지역 고용 시장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박성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은 “기업이 지역에서 창출한 이익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고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에 재투자하는 것은 지역 경제가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구조”라며 “이번 R&D센터 개소는 부산·경남의 산업 생태계가 단순 생산 기지를 넘어 기술혁신 중심지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