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봉 부산 중구청장, 국힘 경선 룰 정면 직격 왜?
지방선거총괄기획단 연석회의
“민심 반영 비중 높여야” 비판
지역구 내 경쟁 구도 의식 발언
국민의힘 부산시당 모습. 부산일보DB
부산의 한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이 25일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의 ‘당심 70%·민심 30%’ 경선 룰을 정면 직격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내년 자신의 지역구 내 경쟁 구도를 의식한 발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방선거기획단은 이날 국회에서 자당 소속 각 지역 시장·군수·구청장 연석회의를 열고 내년 지방선거 전략과 공천 원칙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이헌승·서천호·강승규 등 총괄기획단 소속 의원들 뿐만 아니라 대구·부산·경남 등 당 소속 전국 기초단체장들이 참석해 지역 상황과 민심을 공유했다.
이날 최진봉 부산 중구청장은 지방선거기획단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경선 룰을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부산 지역 기초단체장을 대표해 참석한 최 청장은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심 비중을 70%로 조정한다고 들었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처럼 개딸당이 될 게 아니라 국민들의 민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청장의 ‘작심 발언’은 중앙당의 공천 기조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것이어서 크게 주목을 받았고, 발언의 배경에 대한 해석마저 분분했다. 특히 내년 국민의힘 중구청장 후보 자리를 둘러싼 내부 경쟁이 최 청장을 압박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눈길을 끌었다. 중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로 최 청장 외 2018년 구청장 선거에서 한 차례 승부를 겨룬 바 있는 윤종서 전 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윤 전 청장은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측 인사로 새누리당의 분당 과정에서 민주당으로 입당한 뒤 2018년 중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이후 지난 2024년 22대 총선에서 당시 지역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차관급인 총리비서실장을 지낸 박성근 당시 후보의 유력설 속에서 민주당을 탈당, 현재 중영도 지역구 국회의원인 조승환 의원을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결국 이러한 맥락 때문에 지역에서는 “‘조심’(조 의원의 의중)은 윤 전 청장에 가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만큼 당원 선거 비중이 높아질 수록 본인에게 불리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또한 민심 비중을 높일수록 현역이 유리하다는 점도 최 청장이 이날 공개석상에서 깜짝 발언을 내놓은 이유로 해석된다. 현역의 경우 도전자와 비교해 인지도 측면에서 월등히 앞서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중구의 경우 부산에서 유권자가 가장 적은 지역이기에 당원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적어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최 청장의 발언은 ‘선당후사’ 정신도 있겠지만 개인적인 이유도 없다고는 볼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