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둔 여의도에 토론 제안 ‘봇물’ 이루는 이유는
조경태, 전재수 향해 “북극항로 경제적 실익 없어”
조국·장동혁, 대장동 항소 포기 두고 맞대면
한동훈, 전·현직 장관 지목하며 토론 제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 대표는 대장동 사건 1심 판결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토론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특정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상대를 직접 지목해 공개 토론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주목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을 향해 북극항로 관련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조 의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용 이벤트”라며 “지금 부산에 필요한 것은 북극항로가 아니라 조선 해양플랜트 정책의 해양수산부 이관과 해운대기업인 HMM 본사 이전, 산업은행 본사 이전, 청년 일자리”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토론을 앞두고 있다. 조 대표는 대장동 사건 1심 판결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장 대표와의 토론을 약속했다. 조 대표는 지난 24일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양당에서 시간·장소 등 합의가 이뤄지면 빠르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도심 재개발 논란에서도 토론이 언급됐다.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을 놓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자, 오 시장이 직접 공개 토론을 제안한 것이다. 그는 페이스북에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중 무엇이 근시안적 단견인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나랑 하자”며 참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토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거론하는 인물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다. 한 전 대표는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난 12일 정성호 법무부 장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조국 대표를 한꺼번에 지목하며 “언제든, 김어준 방송 포함 어느 방송이든, 한 명 아니라 여럿이라도 저는 좋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잇따르는 토론 제안을 일종의 선거 전략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특정 인물을 직접 지목해 공개토론을 요구하는 방식이 언론 노출을 극대화하고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