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인가전·STO 법제화 동시 가속… 부산 금융기관도 준비에 박차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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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커피원두·탄소배출권 등 신상품 거래 준비
BNK투자증권, 유통보다 발행에 무게 두고 논의
교보생명, 관련 조직 넓히고 새 인력 모집 진행
한국거래소 “금융위·금감원 질의에 대응하는 중”


조각투자 거래소 예비인가전에 한국거래소의 ‘KDX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가한다.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 직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각투자 거래소 예비인가전에 한국거래소의 ‘KDX 컨소시엄’ 등 세 곳이 참가한다. 부산 한국거래소 본사에 직원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유통플랫폼) 예비인가 신청이 마감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국회에서 토큰증권발행(STO)의 법제화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이에 대응하려는 금융업계도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 금융권도 조각투자 시장의 초기 주도권 확보를 위해 신상품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전에 뛰어든 금융기관은 한국거래소(KRX)의 ‘KDX 컨소시움’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 중심의 ‘NXT 컨소시엄’,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개발사 루센트블록의 ‘소유 컨소시엄’ 세 곳이다. 특히 KDX 컨소시엄에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와 BNK금융그룹 등 지역 금융기관이 포진해 있다. 이들 기관은 부산의 금융 인프라와 조각투자 시장 결합의 시너지 효과를 내다보고 내부적으로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e금’과 ‘e은’ 등을 필두로 디지털 귀금속 거래에 노하우를 쌓은 비단은 기존 실물연계자산(RWA)을 ‘증권형 토큰’으로 전환할 준비를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자산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비단이 염두에 둔 신상품은 커피 원두와 탄소배출권이다.

비단은 지난 8월 28일 제이엠커피그룹, 포커스에이아이와 함께 커피 원두를 기반으로 한 RWA 거래·결제 서비스 구축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비단은 이어 지난 12일 글로벌 빅데이터 전문기업 올시데이터와 블록체인 기반 ‘탄소크레딧’ 발행·유통을 위한 MOU도 맺었다.

비단의 김상민 대표는 “실물자산을 디지털로 전환해 거래를 지원해온 경험이 비단의 가장 큰 강점이다”며 “부산의 주요 기업들이 모두 참여한 컨소시엄이 예비인가에 선정돼 지역 금융의 위상을 세우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DX 컨소시엄에서 키움증권·카카오페이증권과 함께 공동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은 스테이블코인과 STO, 블록체인 등 신성장 사업을 총괄할 조직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해당 분야에 경험이 있는 인력 모집에 나섰다.

KDX 컨소시엄의 또 다른 지역 금융기관인 BNK투자증권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앞두고 발행 사업 참여 여부를 중심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회사는 앞서 코스콤과 STO 발행을 위한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BNK투자증권은 증권사가 추가로 유통 플랫폼을 운영할 수 없는 구조에서 발행이 사실상 유일한 시장 진입 방식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발행 인가 요건과 규제 해석을 금융당국에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BNK투자증권 관계자는 “플랫폼 공급을 위한 발행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도 정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현재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를 진행 중이며 연말 안으로 두 곳을 선정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금감원의 질의에 대응하는 단계”라며 “현재로서는 심사 대응이 최우선 과제다”고 전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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