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과 인생 30년… 내달 문 여는 ‘이흥용 LAB’으로 새 도전” 이흥용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
9평 과자점에서 '동네 빵집 신화'
2018년 부산 첫 명장 이름 올려
문화공간 갖춘 베이커리 '야심작'
“지역 관광과 먹거리 부흥에 기여”
“빵은 이제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맛의 문화를 빵으로 완성하고 싶습니다.”
1995년 ‘이흥용과자점’으로 출발해 부산을 대표하는 ‘동네 빵집 신화’의 대명사가 된 이흥용(60)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의 포부다.
이 명장은 2018년 부산 최초이자 비수도권 최초로 대한민국 제과·제빵 명장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 전국의 제과·제빵 명장은 17명뿐이다. 그는 남구 문현동의 9평짜리 점포에서 시작해 현재 칠암사계·금정사계 등 카페 3곳과 베이커리 4곳 등 총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6년도 매출 100억 원 목표를 세운 그는 2015년 이를 달성하며 지역 베이커리 성공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의 빵은 지역 농산물과 재료를 활용해 사계절의 맛을 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산의 특색과 재료를 담아낸 ‘저염명란바게트’와 ‘칠암돌만주’는 그의 대표 특허 제품이다. 이 명장은 “맛있는 빵을 위해선 혀끝도 명장이 돼야 한다”며 “팽창제나 인공첨가물을 최소화해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철저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창업 30주년을 맞은 올해 그는 곧 문을 여는 ‘이흥용 LAB’(Lee Artisan Bakery)을 통해 제과 인생의 결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문자 그대로 ‘이흥용 장인 베이커리’라는 의미와 함께 끊임없이 연구·개발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부산 금정구 구서동 이흥용 LAB은 지상 3층 규모로, 국내 최초로 세계 건축상에서 3개 작품을 동시에 수상한 고성호 건축가가 설계했다. 1층은 HACCP(해썹) 인증 제과·제빵 시설과 함께 선물·굿즈 상점, 베이커리로 꾸려진다. 2층은 연구개발(R&D) 공간과 사무실, 온라인 배송센터로 구성된다. 3층은 레스토랑·카페가 결합된 라운지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돼 가족 단위 고객이 머무를 수 있는 문화형 베이커리를 지향한다.
이흥용 LAB은 오는 20일 1층 베이커리를 부분 개장하고, 다음 달 중순 전체 오픈을 앞두고 있다. LAB 운영에 따른 신규 고용 인원은 약 70명이다. 이 명장은 “이흥용 LAB은 제과 인생 30년의 철학과 경험을 집대성한 공간, 이른바 이흥용 세계관의 총집합체”라며 “이 공간을 발판으로 대전의 성심당처럼 부산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꿈”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이 명장은 부산을 상징하는 빵·과자 등 새로운 베이커리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 관광과 먹거리 문화 부흥에도 이바지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현재 금정산 국립공원 지정을 기념한 ‘금샘빵’을 개발 중이며, 대저 토마토를 활용한 치아바타도 구상하고 있다.
향후 방문객과 후학을 위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과거 대학 강단에서 강의한 경험을 살려 베이커리의 역사와 빵 트렌드, 제과·제빵 철학, 시장 흐름을 아우르는 강연 콘텐츠도 선보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명장은 “바다는 ‘칠암사계’, 산은 ‘금정사계’가 있듯 언젠가 낙동강 인근엔 ‘낙동사계’를 세워 바다·산·숲이 어우러진 사계절의 부산을 담고 싶다”며 “30년 동안 사랑해준 단골 고객들에게 좋은 빵과 경험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언제나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