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니 “폭력 가해자들, 똑같이 당해보면 좋겠어요”
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주연
“실제로 은수와 닮은 부분 있어”
주짓수 기반 액션신…동작 연습
배우 전소니가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로 전세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폭력 가해자들에게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한 번만이라도 똑같이 당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배우 전소니는 가정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전소니는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는 이야기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결국 내가 보고 싶어서 한 작품이라 시청자 반응을 보는 것조차 떨리고 조마조마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벗어날 수 없는 폭력의 굴레 속에서 서로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두 친구 은수와 희수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전소니가 연기한 은수는 명품관 VIP팀 직원으로 마음 한편에 과거의 죄책감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친구의 폭력 피해를 마주한 은수는 오래된 상처와 현재의 선택이 맞닿는 지점으로 내딛는다.
전소니는 은수를 따라가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제가 왜 그렇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였는지 은수를 만나 알게 됐다”고 했다.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은수와 비슷한 면도 있다”며 “과거의 후회되는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모습이 나와 은수의 비슷한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액션신도 눈에 띈다. 작품 속 액션신은 주짓수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전소니는 “주짓수는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하는 운동이라 동작 하나하나를 몸에 익히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주짓수 자체를 오래 배운 건 아니고, 필요한 동작만 반복해서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행히도 부상을 입진 않았다”며 “어려웠던 건 상대와의 액션 합을 맞추는 것뿐 아니라 카메라의 각도 같은 것도 신경을 써야 하는 점이었다”고 웃었다.
2017년 영화 ‘여자들’로 스크린에 데뷔한 전소니는 요즘의 자신을 돌아보며 “잘 가고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묻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로 마음의 위안을 얻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없다”며 “그런 순간이 있으면 더 움직이려고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그나마 꺼지지 않고 싶은 저의 오기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하루는 촬영이 유독 힘들었어요. 마음이 혼란스러웠는데 팬들의 편지를 한꺼번에 받게 됐어요. 너무 고맙더라고요. 편지를 읽고 나도 내게 이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어요. 이런 것들이 저의 생활에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웃음)”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