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코막힘, 알레르기 때문 아니라 코가 휘어서?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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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중격 만곡증
비중격 휘거나 기울어져 발생
만성 비염·축농증 유발 원인
코세척, 비강 스프레이 효과.
수술은 만 15세 이후가 적당

비중격 만곡증은 한국인 5명 중 1명이 지니고 있을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문화병원 이비인후과 최병권 과장은 비중격 만곡증은 한국인 5명 중 1명이 지니고 있을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문화병원 이비인후과 최병권 과장은 "단순한 코막힘을 넘어 코의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만성 비염을 유발하고, 염증이 부비동으로 번져 만성 축농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좋은문화병원 제공

환절기 때마다 반복되는 코막힘. 알레르기나 감기 증세로 여기기 쉬운데, 증상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비중격 만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좋은문화병원 이비인후과 최병권 과장과 함께 비중격 만곡증 치료법을 알아봤다.

 

■코막힘, 삶의 질 떨어뜨리는 주범

코막힘은 주로 코의 점막에 염증이 생겨 붓게 되는 바이러스 감염(감기)이나 알레르기, 축농증 등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비중격 만곡증과 같은 구조의 변형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비중격은 코 중앙에 수직으로 위치해 코안을 좌우 두 개의 공간을 나누는 벽을 일컫는다. 코 모양을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비중격은 앞쪽은 연골로, 뒤쪽은 뼈로 이루어져 있다.

비중격 만곡증은 코안을 나누는 비중격이 휘거나 기울어진 상태로, 한국인의 22% 정도가 비중격 만곡증을 지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비중격은 운동 중 공에 얼굴을 맞거나 격투기 등을 통해 직접 타격이 가해지면서 발생할 수 있다. 탁자나 바닥에 코를 부딪히거나 휴대폰 등이 코 위로 떨어지는 경우는 물론 코를 반복적으로 세게 비비는 등 작은 외상이 누적되면서 발생하기도 한다.

비중격이 휘어지면 한쪽은 좁아지고 반대편은 아래코선반(하비갑개)이 커지면서 결국 양쪽 모두 코가 막히게 된다. 비갑개는 코안에 존재하는 세 층의 구조물로, 상비갑개와 중비갑개, 하비갑개로 이루어져 있다. 콧물이나 재채기, 코막힘 등은 대부분 하비갑개의 이상에서 발생한다. 코 대신 입으로 호흡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이 마르고 수면 장애가 생기는 등 일상생활의 질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 두통과 집중력 저하도 유발된다. 최 과장은 “비중격 만곡증은 코의 환기가 원활하지 않아 만성 비염을 유발하는 한편 염증이 부비동으로 번져 만성 축농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맞춤형 수술로 통증·불편 최소화

비중격 만곡증 치료법은 다양하다. 특히 코의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만 15세 전에는 수술이 어려워 증상 조절이 절실하다. 어린 시기에는 만곡으로 인해 공기 흐름이 좁아져 비염·축농증이 악화되는 것이 문제다. 집 먼지·진드기 등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침구류를 자주 세탁하고 정기적으로 집안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약물치료나 코 세척, 비강 스프레이도 호흡 개선에 효과적이다. 비강 스프레이의 경우 좁아진 통로를 넓혀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한 달 정도 매일 꾸준히 써야 효과가 있다. 단 혈관 수축제 성분이 있을 경우 일주일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되며, 오래 쓰면 약물성 비염으로 코막힘 증상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환자의 증상에 맞는 맞춤형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휘어진 코의 중격을 바르게 펴 비강 양측의 공기 흐름을 원활히 만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수술은 우선 코 안쪽으로 접근해 비중격을 이루고 있는 휘어진 뼈와 연골을 분리한다. 많이 휘어졌거나 튀어나온 부분들을 제거하고 다듬어서 가운데에 똑바로 세우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코안의 한쪽 점막을 1.5cm 정도로만 절개하기 때문에 외부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수술이 끝나고 절개 부위를 한두 바늘 정도 봉합하면 수술이 끝난다. 비후성 비염이 동반된 경우 하비갑개 점막 하 절제술을 함께 진행하면 코막힘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수술 후 격한 운동 삼가야

수술을 받은 뒤엔 관리를 잘해야 한다. 수술 후 2~3일간 출혈이 생기지 않도록 양측 코를 막는데, 최근에는 자연 분해형 패킹 재질을 사용하면서 기존 방법보다 통증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수술 후엔 염증과 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가능하면 수 일간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생리식염수나 코 세척용 분말을 사용해 하루 2~3회 코 세척은 필수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세척하려는 코 쪽이 하늘을 향하도록 머리를 45도 정도 옆으로 돌린 뒤 세척액을 부드럽게 흘려보내면 된다. 세척 중에 ‘아’ 소리를 내서 입으로 물이 넘어가는 것을 막고, 세척이 끝나면 코를 세게 풀지 말고 부드럽게 코를 풀어 남아있는 액체를 제거하면 된다. 비강이 건조하지 않도록 자주 물을 마시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퇴원 후 회복을 위해선 2~3주간은 코를 세게 풀거나 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격투기나 풋살, 농구, 런닝 등 충격 위험이 높은 운동은 최소 4~6주간 하지 않아야 한다. 흡연과 음주는 회복이 늦어지고 염증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최소 2주간 금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 과장은 “숙련된 의료진과 안전한 수술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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