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닝] 잘못된 자세 허리에 큰 부담… 내리막구간 특히 신경써야
러닝인구 1000만 시대 새 트렌드
심리적 안정·스트레스 완화 효과
잘못된 자세 반복 땐 허리에 무리
스트레칭 필수, 중립 자세 취해야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러닝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으면서 자연 속 다양한 지형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에도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불규칙한 지형에서 잘못된 자세가 반복될 경우 허리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트레일 러닝은 산길과 숲길, 들길 등 포장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길을 달리는 운동이다. 하체와 엉덩이, 허리를 잇는 체간 근육 발달로 척추를 지지하는 힘을 키우고 요통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중심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바른 자세에 대한 자각이 높아지고, 도심을 벗어나 자연 환경에서 운동하며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에 달리기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트레일 러닝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실제 지난 여름에만 전국 10여 곳에서 대회가 열렸고, 중장거리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10~15km 입문 코스가 늘면서 초보자들의 도전도 상당하다.
하지만 자신의 체력과 운동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속도·거리를 늘리거나 잘못된 자세로 반복 운동할 경우 허리 부위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질 우려가 크다. 특히 내리막 구간에서 반복적으로 척추에 충격이 전달될 경우 추간판과 척추 관절에 부담이 누적되면서 척추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대동병원 척추센터 안준영 과장은 “허리 통증이나 추간판 탈출증 등 척추 질환이 있는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 후 본인의 체력과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와 방법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리 등 부상을 막으려면 충격 흡수·지지력이 우수한 전용화를 착용해 척추와 관절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초보자는 완만한 코스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으며, 운동 전후 코어와 하체 근육을 중심으로 충분한 스트레칭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릴 때는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중립 자세를 취하는 한편 상체를 약간 기울여 척추와 관절에 불필요한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근육 경련과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수분과 영양 섭취도 필요하다. 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으로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
특정 방향으로 무게 중심이 반복적으로 쏠리거나 편측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체형 불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운동 후 지속적인 통증, 다리저림, 감각 이상, 움직임 제한, 근육 경련, 보행 이상, 균형 감각 저하 등이 있다면 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 과장은 “트레일 러닝은 자연과 호흡하며 심신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운동이지만, 유행에 휩쓸리기보다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목적에 맞는 운동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