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구조 나선 30대 해경 사망에 해경청장 ‘사의’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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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해경청장, 15일 사의 표명해
‘갯벌 구조’ 이재석 경사 사고 여파
이재명 대통령 이날 진상 조사 지시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 팀원들인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직원들이 15일 오전 이 경사 발인을 앞두고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혼자 구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 경사 팀원들인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직원들이 15일 오전 이 경사 발인을 앞두고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홀로 구조하다 순직한 해양경찰 고 이재석 경사(34) 사고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진상 조사를 지시한 지 2시간 30여 분 만이다.

김 청장은 15일 공식 입장을 내고 “순직 해경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 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에 도움이 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해당 사고와 관련해 “해경이 아닌 외부 독립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께 “이 대통령은 고인의 동료들로부터 ‘윗선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을 짚었다”며 “유가족과 동료들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 경사는 지난 11일 오전 2시 7분께 드론 순찰업체가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주변 갯벌에서 한 남성이 구조를 요청한다는 신고를 접수하자 홀로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이 경사는 중국인 남성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팀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추가로 인력이 투입되지 않았고, 이 경사는 자신이 입고 온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 수영을 하다 물살에 휩쓸렸다. 같은 날 오전 9시 41분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그는 결국 숨졌다.

이 경사 동료들은 15일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은폐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팀장이 상황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경사 사망은 2인 1조 순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여파라는 주장이 나온다. 사고 수습도 늦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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