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해경 순직 사고 '외부 독립기관서 진상조사' 지시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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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순직 해경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이 사건의 진상을 해경이 아닌 외부에 독립적으로 맡겨 엄정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순직 해경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이 사건의 진상을 해경이 아닌 외부에 독립적으로 맡겨 엄정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해양경찰 고(故) 이재석 경사의 사고 경위와 관련해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고인의 동료들로부터 '윗선이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점을 짚었고, 이어 유가족과 동료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런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2인 1조로 수색 및 구조 작업을 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고인은 혼자 구조를 진행했다는 보고를 들은 뒤 초동대처에 있어 미흡한 점이나 늑장 대응이 없었는지를 거듭 확인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고인은 지난 11일 오전 3시 30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서 어패류를 잡다 밀물에 고립된 중국 국적 70대 남성 A 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실종됐으며, 이후 오전 9시 40분께 인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해양경찰청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는 "순찰차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2명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당시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사고 이튿날인 12일 외부 전문가 6명으로 '영흥도 경찰관 순직 관련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설 방침이었다.


다만 고인의 빈소를 찾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진상규명단이 설치됐는데, 끝까지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외부 자문단을 통해서도 진상을 확인하도록 하겠다. 해양경찰청장에게도 한 점의 의혹도 없는 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사고 당시 고인과 함께 당직을 섰던 동료 해양경찰 4명은 15일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2인 1조 출동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데다 담당 팀장도 신속한 상황 공유 등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음에도 간부들로부터 이런 점을 언론에 얘기하지 말라는 취지의 요구를 받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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