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에 바다도 후끈…통영시 고수온 선제 대응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피해최소화 대책반 조기 구성·운영
수온 높은 해역 중심 행정지도 집중

한낮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한 6일 통영시 산양읍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한낮 체감온도가 35도에 육박한 6일 통영시 산양읍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김민진 기자

경남 지역 최대 양식 수산물 산지인 통영시가 고수온 피해 최소화를 위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유난히 짧았던 장마와 때 이른 폭염 후유증으로 올여름,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지난해 고수온에 버금가는 이상 고온 현상이 예고(부산일보 7월 7일 자 5면 보도)된 탓이다.

통영시는 고수온 예비특보가 작년 대비 일주일이나 빨리 발령됨에 따라 피해 최소화 대책반을 조기 구성해 운영에 돌입했다고 9일 밝혔다.

특히 수심이 얕아 주변 해역보다 높은 표층 수온을 기록 중인 도산면과 산양읍 일대 가두리 양식장을 중심으로 피해 저감 시설을 점검하고 고수온기 대응 요령 지도에 집중하고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고수온 현상이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어 선제적 대응체계를 구축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국립수산과학원, 수협, 어촌계 등 유관 기관과의 공조 체계도 강화해 예방은 물론 피해 발생 시 신속한 조사와 복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남 남해안은 8월 중순부터 30도를 넘나드는 이상 고온 현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연안 양식장이 초토화됐다.

특히 어류와 멍게 양식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역대급 고수온에 2800만 마리가 넘는 물고기가 떼죽음했다.

피해액은 500억 원에 육박했다. 폐사량과 피해액 모두 사상 최대다.

전체 피해의 3분의 2 이상이 통영 앞바다에 집중됐다.

6월 말 기준 도내 전체 어류 양식장은 311곳, 402ha, 입식량은 1억 7900만여 마리다.

이중 전반이 넘는 225ha가 통영 연안에 몰려있다.

입식량도 1억 2500만여 마리로 압도적이다.

통영시 공무원들이 수심이 얕아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도산면과 산양읍 연안 양식장을 중심으로 고수온기 대응 행정지도를 벌이고 있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 공무원들이 수심이 얕아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도산면과 산양읍 연안 양식장을 중심으로 고수온기 대응 행정지도를 벌이고 있다. 통영시 제공

멍게도 마찬가지다.

얇은 껍질에 싸인 멍게는 양식수산물 중에도 유독 수온 민감하다.

적정 생장 수온이 10~24도라 통상 여름을 지나면 10~20% 정도는 자연 폐사하는데, 작년엔 공식 집계된 폐사량이 97%에 달할 정도로 초토화됐다.

경남 연안 멍게 양식장 731ha 중 383ha가 통영에 집중돼 있다.

이에 통영시는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고수온 대비책 마련을 위한 ‘기후변화 적응 양식업 발전방안 세미나’를 열어 전문가와 현업 종사자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를 토대로 고수온 피해 저감 양식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10억 원을 들여 욕지도 노대 인근에 5ha 규모 중층 침설식 가두리 시설을 설치해 우럭 3만 마리를 입식했다.

이 시설은 고수온 발생 시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저층으로 어획물을 가라앉힌다.

이와 함께 산양읍 곤리도에 2ha 크기 멍게 월하장을 조성해 수심별 생존율 연구를 진행한다.

산양읍 학림도 인근에는 아열대 신품종 시험 양식장(0.3ha)을 마련해 고수온 대체 품종으로 주목받고 있는 벤자리와 잿방어를 키우고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