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된 ‘반쪽 빅트리’… 골머리 앓는 창원시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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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대행 등 지난 8일 현장점검 나서
부실한 상부에 야간 조명 등 검토 중
비난 불구 공정률 90% 넘겨 ‘난감’



장금용 창원시장 권행대행 등이 8일 오후 빅트리 외부 시설물을 특별점검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장금용 창원시장 권행대행 등이 8일 오후 빅트리 외부 시설물을 특별점검하고 있다. 창원시 제공

속보=경남 창원시 도심공원 한복판에 조성 중인 초대형 인공나무 ‘빅트리’가 반쪽짜리 사업(부산일보 지난 2일 10면 보도)으로 전락하자 창원시가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창원시는 지난 8일 장금용 창원시장 권행대행과 시공사, 관계부서 공무원 등이 성산구 대상공원 내 건립 중인 ‘빅트리’ 공사 현장을 찾아 특별점검을 벌였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빅트리 구조물의 안전성과 시공 상태 △명상센터, 미디어파사드 전망 엘리베이터 등 내부 시성 조성 현황 △외부 경관조명 설치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특별점검을 통해 시민 우려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했다는 게 창원시의 설명이다.

빅트리는 성산구 대상공원이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개발이 진행되면서 들어서 게 된 구조물이다. 해당 특례사업은 민간사업자가 대상공원 105만여㎡ 중 87.3%를 공원으로 조성한 뒤 이를 창원시에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부지에 약 1800세대의 아파트 등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공원 내에는 맘스프리존·빅브릿지·셀파크·산책로 등과 함께 랜드마크 구조물로 빅트리가 들어설 예정이다.

빅트리는 사업비 344억 원을 들여 높이 40m, 아파트 15층 규모로 설계됐다. 현재 공정률은 93% 이상으로 올해 내 완공될 예정이다.

문제는 창원시와 사업시행자가 60m 높이의 빅트리를 계획했다가 돌연 그 규모를 축소하면서 불거졌다.

창원시는 상부에 설치하려던 20m 높이의 메인 인공나무가 태풍 등 자연 재난 발생 시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결국 빅트리는 웅장하던 조감도 모습과는 달리 현재 나무의 줄기만 있고 이파리는 없는 기이한 나무 형태로 변질됐다.


경남 창원시 도시공원 한복판에 추진 중인 빅트리의 애초 조감도(왼쪽)와 현재 공사 현장 모습.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 도시공원 한복판에 추진 중인 빅트리의 애초 조감도(왼쪽)와 현재 공사 현장 모습. 창원시 제공

이 과정에서 시민 공청회도 없었던 탓에 원성이 상당하다. 일부 시민들은 빅트리를 ‘탈모 트리’ ‘원전 발전소’ ‘굴뚝 위 접시’ 등 흉물로 취급하며 랜드마크라는 본 취지가 무색해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창원시는 야간이라도 화려할 수 있도록 빅트리를 비출 경관조명을 대거 설치할 방침이다. 인공나무 제외로 확보한 20억 원은 조명 추가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번 특별점검을 통해 빅트리 내부엔 월별 창원시 관광지나 창원 역사관 등 볼거리를 추가한다.

장금용 창원시장 권한대행은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제기된 아쉬움과 비판의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현재 빅트리가 일부 시민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으나, 앞으로 야간 경관 개선, 트리하우스 등 편의시설 보강, 내부 시설 프로그램 다양화 등 보완책을 신속히 마련해 대상공원이 도심 속 시민 휴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단, 논란이 된 빅트리 외관 문제는 이미 대부분 시공이 완료된 터라 따로 변경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트리 시행을 맡고 있는 에이치비홀딩스 관계자는 “뉴욕의 레이져쇼 같은 시설 추가는 비용적인 부분을 제외하다면 실질적으로 가능하다”며 “경관위원회 심의 등 행정 절차가 있다면 절차에 따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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