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는 결국 사람, 부산에서도 콘텐츠 비즈니스 가능”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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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환 소나무엔터테인먼트 대표
2020년 법인 설립 1인 미디어 육성·콘텐츠 제작
콘텐츠는 전국, 나아가 글로벌까지 확장
‘지역’의 한계 깨는 데 주력










부산을 기반으로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중심을 이루며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이 있다. 2020년 설립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지역 기반 크리에이티브 허브’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는 (주)소나무엔터테인먼트가 그 주인공이다. MCN(Multi Channel Network)을 중심으로 시작해 유튜브 콘텐츠 창작과 IP 개발, 그리고 브랜드 영상, 대학 축제, 지자체 협업 행사까지 그 영역을 확장해 온 이 기업은 이제 부산 콘텐츠 생태계의 판도를 바꾸는 존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의 중심엔 소나무엔터테인먼트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김일환 대표가 있다.

그의 이력은 다소 이색적이다. 유소년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운동선수로 살아온 그는 축구를 통해 팀워크와 인내, 경쟁의 본질을 배워왔다. 그런 그가 콘텐츠 산업에 발을 들인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운동선수로서도 팀워크가 중요했지만, 이 업계도 마찬가지더라고요. 혼자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에요. 콘텐츠 기획부터 촬영, 편집, 발성 교육까지, 한 명의 크리에이터가 설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는 MCN 산업이 국내에 막 태동하던 시기부터 유튜브와 디지털 플랫폼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포착했다. 콘텐츠를 단순한 영상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는 메시지’로 받아들인 그는, 특히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기회를 놓치는 친구들을 돕고자 창업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줄곧 “서울이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해왔다. 수도권 일극 체제에 익숙한 콘텐츠 시장에서, 그는 지방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핵심은 ‘사람 중심의 콘텐츠’와 ‘지속 가능한 생태계’다.

“콘텐츠는 결국 사람에서 출발합니다. 우리는 스타를 찾는 게 아니라, 잠재력을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이러한 신념 아래, 소나무엔터는 기획, 제작, 편집, 유통까지 전방위적인 지원 체계를 갖춘 지역 기반 크리에이터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신진 크리에이터들이 이곳을 통해 콘텐츠 생태계에 안착했고, 그 자체가 소나무엔터의 가장 큰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한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서 출발한 소나무엔터는 이제 브랜드 영상 기획, 지역 병원·고등학교·대학교·미용 클리닉·뷰티 브랜드와의 협업 등 기업 홍보 콘텐츠 제작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SNS, 유튜브를 활용한 실질적인 매출 증대 기여로, 콘텐츠의 가치를 ‘성과’로 입증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기업 클라이언트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엔 대학교 축제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동의대학교 대동제를 비롯한 여러 대학 문화행사를 총괄 기획·연출하며, 공연 연출, 아티스트 섭외, 무대 디자인, 관객 커뮤니케이션, 홍보 콘텐츠 제작까지 원스톱으로 수행하는 능력을 입증했다.

이번 동의대학교 대동제 행사에서의 가장 눈여겨볼 사안은 부·울·경에서 유일하게 월드스타 싸이를 섭외하였다는 부분에서 큰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말한다. “축제도 결국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우리는 학교의 아이덴티티, 학생 문화, 지역 사회의 연결성까지 고려해 하나의 브랜드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합니다.”

이는 단순한 행사 대행을 넘어 ‘문화 콘텐츠 솔루션’으로 축제를 설계하는 방식이며, 이미 많은 대학과 기관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소나무엔터의 기획력이 폭발적으로 발휘된 대표 사례는 2025년 5월 동의대학교 대동제다. 무려 11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콘서트급 대규모 축제는 싸이(Psy), 화사, QWER, 헤이즈, 허각, 힛지스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학생들과 지역 시민의 열광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축제를 접한 학생들 사이에선 “지금까지 이런 퀄리티는 없었다”, “공연 하나하나가 레전드였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무대의 완성도, 동선의 구성, 콘텐츠화된 자료 보관 시스템까지, 모두가 ‘콘텐츠적 사고’를 바탕으로 완성된 결과다.

소나무엔터는 이제 MCN 기업을 넘어, 문화 콘텐츠 종합기획사로 빠르게 전환 중이다. 부산 K-패션위크, 대학가요제, 지자체 행사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문화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 문화 자산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다시 브랜드 자산으로 연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향”이라고 말한다.

소나무엔터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2020년 1억 5000만 원의 매출에서 시작해, 2021년엔 12억 5000만 원으로 약 8배 성장, 2023년엔 20억 원을 돌파하며 콘텐츠 기업으로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췄다. 2025년 목표는 50억 원. 현재 외국계 투자금융사와의 협의도 진행 중으로, 투자를 통한 확장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콘텐츠의 질적 완성도와 높은 기획력 덕분에 전국 단위 프로젝트 수주가 점점 늘고 있으며, 이는 단순 외형이 아닌 ‘질 중심의 성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 대표는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콘텐츠가 산업을 이끕니다. 저는 콘텐츠가 도시를 바꾸고, 문화를 바꾸며, 사람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는 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도시 문화, 브랜드 마케팅, 관광, 뷰티 산업 등과의 융합에서 찾고 있다. 더 나아가 부산이라는 도시 자체를 콘텐츠로 브랜딩하고, 그 흐름을 세계와 연결하고 싶다는 비전을 품고 있다.

“청년들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자신의 콘텐츠로 부산에서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소나무엔터테인먼트는 MCN에서 출발해, 이제는 축제, 브랜딩, 문화 행사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 중이다. 김 대표는 흔들림 없는 콘텐츠 철학과 사람 중심의 경영을 통해, 지역 기반 콘텐츠 산업의 한 축을 만들어가고 있다.

부산에서 피어난 이 ‘디지털 소나무’가 앞으로 어떤 가지를 뻗어나갈지, 콘텐츠 산업 전반의 귀추가 주목된다.




강성할 미디어사업국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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