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겸 울산시장 취임 3주년 인터뷰 “반구천 암각화, 정부가 나서야”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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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확보 문제 관련 정부 역할 주문
공공의료원엔 회의적 견해 보여
메가시티 논의도 반대 입장 확인

김두겸 울산시장이 4년 차를 맞아 기업 투자환경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김두겸 울산시장이 4년 차를 맞아 기업 투자환경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 제공

“반구천의 암각화 보존은 국가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그 선결 과제인 울산의 맑은 물 확보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30일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반구천암각화 세계유산 등재가 눈앞에 다가왔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서 지난달 유네스코 자문 심사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로부터 ‘반구천의 암각화를 세계유산으로 등재 권고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에 반구천의 암각화는 이변이 없는 한 이달 중순 세계유산 등재가 확실시되고 있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하는 유산이다.

김 시장은 “암각화 보존의 관건은 물 문제 해결이고, 울산은 사연댐 수위를 낮출 경우 하루 4만 9000t 이상의 맑은 물이 필요하다”며 “암각화 보존이 국가유산청의 고유 업무인 만큼 울산의 맑은 물 확보 문제도 당연히 정부가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선 8기 김 시장은 최대 업적으로 분산에너지 선도,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꼽았다. 특히 분산에너지법은 김 시장의 공약 1호인 개발제한구역 해제와 함께 울산발 규제 개혁의 대표 성과물로 꼽힌다. 울산이 향후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으로 지정되면 시민과 기업의 전기요금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반도체 등 전력 다소비 기업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김 시장은 “꽃밭을 잘 조성하면 벌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라며 “산업도시다운 기업 활동 기반(꽃밭)을 조성해 32조 7000억 원에 달하는 기업 투자(벌)를 유치했고, 앞으로도 계속 좋은 꽃밭을 일궈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울산 공약으로 제시한 공공의료원 설립에 대해 김 시장은 관점을 달리해 현실적인 문제를 토로했다. 그는 “과거 교통이나 통신이 불편할 때는 공공 의료시설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병상수를 확보하는 정도 외에 의료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의료진이 제대로 갖춰질지, 과연 실력 있는 의사들이 올 지부터 의문스럽고, 자칫하면 (공공의료원 설립과 운영이)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재부상 중인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지자체의 역량은 많이 강화됐지만, 정작 행정자치권도 없고 조세권도 없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수도권과 지역이 양극화 체제를 이루려면 그런 권한이 필요한데,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다”며 “권한이 중앙에 집중된 현 상황에서 행정통합을 하는 것은 권력을 집중화해 또다시 ‘작은 중앙집권제’로 가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상징적·선언적 수준에 불과한 행정통합을 추진할 수 없으며, 권한을 집중화하는 것은 권력 구조상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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