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동급생 집단폭행한 고교생 9명…퇴학 이어 검찰로 송치(종합)
범행 주도한 4명은 학폭심의위서 최근 퇴학 처분 받아
충남 청양에서 수년간 동급생을 집단폭행하고 수백만원의 금품을 빼앗은 고교생 9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다.
1일 충남경찰청은 특수폭행 및 공갈,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고교 2학년인 A(17) 군 등 9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군 등 가해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22년 10월 같은 학교 동급생인 B 군을 집단폭행하고 돈을 빼앗는 등 올해 4월까지 3년 가까운 기간 모두 165회에 걸쳐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9명은 평소 B 군을 '노예', '빵셔틀', 'ATM'이라고 부르며 수시로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다. 청테이프로 B 군의 손목과 몸을 결박한 뒤 흉기를 들이밀며 겁을 주거나 전기이발기(속칭 바리깡) 등으로 피해자의 머리카락을 밀고, 신체 일부를 불법 촬영해 협박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주도적으로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이는 A 군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초범이고 나이가 어린 점, 도주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청양 소재 고등학교로 진학한 이들 4명은 지난 20일에 열린 공동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최근 퇴학 처분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조치 사항은 지난달 27일 피해 학생인 B 군 측에 서면으로 전달됐다. 또 경찰은 이들 외에 대전, 충남 보령 등 소재 학교로 진학한 동급생 5명도 지속해 피해 학생인 B 군을 괴롭히는 등 범행에 가담한 것을 확인하고 A 군 등과 함께 검찰에 넘겼다. 가해 학생들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한편, A 군 아버지는 전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해 학생들의 행동은 진짜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여전히 병원에 다니고 있지만 (가해학생 측에서) 사과 한 번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