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줄 서는 대만 온천, 지자체의 적극 지원 있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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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협, 대만 유명 온천마을 방문
시골 풍경 속 호텔 등 시설 즐비
타이베이시, 매년 시예산 지원
“부산 온천도 지자체 지원 필수”

대만의 온천이 관광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한국온천협회 관계자들이 대만 타이베이시 베이터우구 사모산 온천 마을을 찾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대만의 온천이 관광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한국온천협회 관계자들이 대만 타이베이시 베이터우구 사모산 온천 마을을 찾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부산이 명실상부한 온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 온천 관광 메카로 거듭난 대만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과 유사한 환경을 가진 대만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온천을 관리하고 지원해 온천이 대표 관광 산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대만 베이터우구 유황온천. 온천이 자리 잡은 산 곳곳에선 유황 연기가 피어올랐다. 온천 곳곳에 자리 잡은 베이터우석이라는 광물도 눈에 띄었다. 베이타우석은 몸에 좋은 라듐 성분이 함유돼 항암 효과와 관절염 완화, 피부 개선, 스트레스 해소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황온천 마을 가장 깊숙히 위치한 관광객들 사이 가장 이름난 온천인 '황지 온천'은 온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온천 내부엔 2층 규모의 식당과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점이 줄지어 있었다. 온천을 마친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담하고 소박한 시골 풍경을 간직한 마을이지만 베이터우구 사모산 온천마을은 대만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한 온천을 지자체가 관광지로 적극 개발했다. 베이터우 온천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군은 치료 목적으로 온천을 개발됐다.

베이터우구 온천과 비슷한 역사를 가진 부산의 온천도 대만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베이터우구 온천과 부산의 온천 모두 과거 온천으로 이름을 날리던 곳이었으나, 지자체 관심 여부에 따라 그 이후 모습은 달라졌다. 대만이 온천 관광으로 세계적 관광지가 된 반면 부산은 전통 온천지인 동래구와 해운대구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되며 온천 문화가 쇠퇴했고, 이후 이렇다 할 활성화 방안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온천협회와 대만온천협회는 상호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한국온천협회는 대만 우수 온천 지역 견학을 위해 협약 이후 처음으로 지난 15일 취재진과 함께 대만을 찾았다.

대만온천협회는 온천 관광 활성화의 대표적인 요인으로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리를 꼽는다. 타이베이시는 지금도 온천 관리에 적극적이다. 베이터우 사모산 온천공 3곳에서 하루 4000t씩 용출되는 온천수를 인근 온천 업소 16곳에 분배해 관리하고 있으며, 인기 온천 업소인 황지 온천 인근 경관을 정비하기 위한 계획도 마련했다.

대만온천협회 관계자는 "최근 타이베이시에서 온천 근처 다리를 정비했고 내년에는 다리에서 온천 계곡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대형버스 진입이 진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해마다 시 예산을 들여 온천 호텔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온천 업계 주도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부산온천협회 관계자는 "대만온천협회는 지자체 지원금을 받아 지부별로 자체 행사를 개최하는 등 온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반면 한국온천협회는 별다른 지원이 없어 온천 활성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기 어렵고 지자체의 관심도 부족하다. 온천업이 활력을 잃은 상황에서 지역 업체들의 노력만으로 활성화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부산 온천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핫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온천협회 김성국 회장은 "온천은 사양산업이 아니다. 동래구 온천장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온천 이용객이 늘고 있고, 건강에 관심의 많은 MZ세대가 시설과 놀거리를 두루 갖춘 해운대 온천을 찾으며 활성화 바람이 불고 있다"며 "온천이 부산 관광의 새로운 관광 트렌드가 될 수 있도록 부산시에서도 해외 사례를 모델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대만)/글·사진=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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