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은 친구”… 미중 무역 전쟁에 협상 물꼬 트나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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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84% 보복 관세 발표 이후
미, 중국 관세 104%서 125%로
트럼프 “시 주석과 곧 만날 것”
보복 밝힌 EU에는 ‘관세 유예’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국가 정상회담에서 양자 회담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협상 여지를 남겼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국가 정상회담에서 양자 회담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협상 여지를 남겼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별 상호 관세가 적용된 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중국에는 125% 관세 부과를, 나머지 국가에는 90일 동안 10% 기본 관세를 제외한 국가별 상호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84% 맞불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향한 ‘관세 폭탄’ 발표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추켜세우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9일(현지 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발효를 시작한 지 13시간 남짓 지나 미국산 수입품에 84%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중국에 대해서 전날 발표한 104%에서 더 얹은 1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관세를 더 올릴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시진핑 주석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나는 그와 만날 것이고 그는 내 친구이고 나는 그를 좋아하며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에 투자하는 것은 가장 훌륭한 투자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와 어느 시점에 통화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전날 경고한 대로 10일 낮 12시 1분을 기점으로 미국 수입품에 대해 84%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미중 무역 전쟁’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한 이후 중국산 제품에 대해 지금까지 관세를 5차례 인상했다. 처음에는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유통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두 차례 10%씩 관세를 인상했고, 상호 관세를 명목으로 추가로 34%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즉시 미국산 제품에 대해 34% 보복 관세를 매겼다.

이 조치에 트럼프 대통령은 50%의 관세를 추가 부과해, 9일부터 발효되기 시작한 중국 대상 관세는 104%에 달했다. 중국은 여기에 또 맞불을 놔 미국산에 대해 누적 84%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최종적으로 중국에 대해 125% 관세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국가별 상호 관세 발효 이후 중국은 유일한 추가 관세 부과국이 됐다. 유럽 연합(EU)은 앞서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다른 국가들과 같이 90일간 관세 유예국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유럽은 (보복 관세로) 위협했지만 실제로 시행하지는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중국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의 125% 관세 부과는 미국 무역 정책 수장에게도 공유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마침 9일 열린 미국 연방 하원 세입위원회의 ‘트럼프 행정부 무역정책’ 청문회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상호 관세 90일 유예’를 발표했는데,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아직 대통령과 그 사안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적 없다”고 실토해 의원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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