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홍태용 경남 김해시장 "시군 통합 30주년…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도약할 것"
질적 성장 초점 지역 주요 현안 해결
해외 도시 사례 참고·좋은 정책 도입
기업 체질 개선에 신성장산업 집적
상급 의료기관 신설·대중교통 확충
도시 대전환 통해 글로컬시티 실현
“김해는 지난 30년 동안 도시의 양적 팽창을 충분히 실현했다고 봅니다. 이제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김해 시민이라면 누구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올해를 도시 대전환의 원년으로 삼아 김해를 세계적인 명품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홍태용(60) 경남 김해시장이 시군 통합 30주년을 맞아 밝힌 포부다. 김해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도시의 지난 발자취를 돌아보며 지극한 애향심을 드러냈다. 국가와 도시에 장벽을 두지 않고 좋은 정책을 찾아 빠르게 도입해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가겠다고도 다짐했다.
홍 시장은 “시군 통합 후 작은 기업들이 김해로 유입되면서 인구, 기업체 수 등 양적 팽창이 급속하게 진행됐다”며 “지금부터는 질적 성장에 무게를 두고 도시 전반에 관한 현안을 풀어갈 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다른 도시의 정책들도 적극적으로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복지·교육·의료·교통 등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굵직한 계획도 하나, 둘씩 세워 나가는 중이다. 가장 먼저 산업으로 콘텐츠의 큰 틀을 바꾸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뿌리 산업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지향적인 신성장동력산업이 필요하다”며 “한림면 명동리에 미래자동차, 신천리에 액화수소, 주촌면에 의생명·의료기기 등을 집적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해야 한다. 기존 기업의 체질 개선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김해는 물류산업을 위한 최상의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쿠팡이 김해에 경남 거점을 두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본다”며 “가덕신공항과 부산항, 진해신항 배후 물류 도시로서 최적의 장소다. 이를 기반으로 동북아 물류 플랫폼을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복지는 선별적 지원에 초점을 뒀다. 상급 의료기관과 공공의료원, 24시간 가동 어린이전문병원 설립을 끌어내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홍 시장은 “김해시 전체 예산의 41%가 복지 분야에 투입되지만, 사각지대가 끊임없이 발생한다. 재원 마련이 어렵기 때문에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게 맞다”며 “현재는 주택을 포함한 모든 정책이 청년·신혼부부에 쏠려있다. 앞으로는 화두가 중장년층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 대해서는 얼마 전 지역의 한 병원이 기존 중앙병원 건물을 인수한 이야기를 언급했다. 그는 “이미 종합병원은 권역별로 구축돼 있으므로 대학병원이 환자를 수용할 수 없을 때 활용할 수 있는 400병상 규모의 상급 의료기관을 조성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학교 재배치 문제 해소와 대중교통 확충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홍 시장은 “김해는 원도심과 신도시 간 학생 수 편차가 크다. 통폐합과 이전 문제는 물론 이후 유휴 부지 활용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교육청과 함께 풀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교통은 원도심과 장유권, 진영권을 연결하는 게 가장 큰 숙제”라며 “예산은 준공영제를 시행하는 것만큼 투입되고 있다. 대중교통 무료화와 버스 노선권 확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중교통체계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올해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해시는 현재 시군 통합 3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11일까지 기념식과 음악회, 민간 기록물 전시회, 불꽃축제 등을 지역 곳곳에서 연다.
홍 시장은 “의미 있는 해인 만큼 올해를 도시 대전환의 시작점으로 삼아 글로컬시티로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면서 “앞서 언급한 사업들이 단시간에 이뤄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민 여러분들이 시정에 적극 참여해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