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까지 본 투표용지 인쇄… 후보자 사퇴하더라도 표시 없어 [4·2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정당·기호없이 이름만 나열
세 명 후보자 모두 정상 표기
사전 투표엔 사퇴 표기될 수도
내달 2일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투표용지에는 후보 세 명의 이름이 ‘사퇴’ 표기 없이 모두 정상 표기된다. 중도보수 단일화가 결렬되면서 투표용지 인쇄 전일인 23일까지 사퇴를 밝힌 후보가 없기 때문이다. 후보들 이름은 정당이나 기호 표시 없이 투표용지마다 다른 순서로 배치된다.
하지만 오는 28~29일 예정인 사전 투표 때는 변수가 남아있다. 사전 투표는 투표소 현장에서 용지를 개별 인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특정 후보가 사전 투표 전일인 27일까지 사퇴할 경우 이름 옆에 ‘사퇴’가 표기된다. 이번 선거에서 사전 투표율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면서 막판까지 극적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표용지에 후보 3명 모두 표기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24일부터 이틀간 부산 16개 구·군 선관위가 본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했다고 이날 밝혔다. 선거인 수는 약 287만 명이다. 인쇄 시점까지 사퇴 의사를 밝힌 후보가 없기 때문에 해당 투표용지에는 김석준, 정승윤, 최윤홍 후보(가나다순) 이름이 모두 실린다. 만일 인쇄 전 사퇴한 후보가 있었다면 이름 옆에 ‘사퇴’가 표시된다. 투표용지 인쇄가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꼽혀온 이유다.
투표 용지에는 정당이나 기호가 표기되지 않고 후보자 이름만 가로로 나열된다. 교육 행정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교육감 선거는 ‘교호 순번제’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후보 이름 순서도 투표용지마다 다르게 배치된다. 교호 순번제란 후보자 이름의 게재 순서를 선거구별로 다르게 배열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A, B, C 후보가 있다면 한 선거구에선 A·B·C 순서로, 다음 선거구에선 B·C·A, 그 다음은 C·A·B 식으로 순환 배열된다. 모든 후보가 앞 순서에 올 기회를 공평하게 갖도록 설계된 제도다. 이는 이른바 ‘로또 교육감’ 현상을 막기 위해 2014년 도입됐다.
■사전 투표 땐 ‘사퇴’ 변수 여전
본 투표에 사용될 투표용지는 단일화 여부와 무관하게 더는 수정이 불가능하지만 사전 투표는 다르다. 28~29일 이틀 동안 치러지는 사전 투표는 현장에서 유권자의 투표 이력을 확인한 뒤, 개별 프린터로 즉시 투표용지를 출력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즉, 사전 투표 전날인 27일까지 후보가 사퇴하면 해당 사실이 사전 투표 용지에 반영돼 후보 이름 옆 ‘사퇴’ 문구가 표시된다.
유권자는 별도의 신고 절차 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되며, 전국 어디서든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지역의 사전 투표소를 이용할 수 있다. 투표소에서는 유권자의 주소지를 확인한 뒤, 해당 선거구에 맞는 투표용지를 현장에서 출력해 제공한다. 이번 교육감 재선거의 사전 투표율이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본 투표일인 4월 2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어서 금요일과 토요일에 걸쳐 진행되는 사전 투표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유권자의 참여를 끌어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사전 투표 비중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투표에서만이라도 단일화 효과를 일부 확보하기 위해 막판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여론의 흐름이나 정국 분위기에 따라 막판 극적 결단이 이뤄질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추후 사퇴 후보가 생길 경우 투표용지와 별개로 유권자 혼선을 막기 위해 모든 투표소에는 사퇴 안내 공고문이 부착된다. 이상배 기자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